톱스타 전도연. 조그마한 체구에 깨끗한 피부, 복스럽게 튀어나온 동글동글한 이마를 가진 그는 특별히 예쁜 이목구비를 가졌다기보다 전체적인 조화가 너무 자연스러운 전형적인 한국미인상이다. 귀여우면서도 부드럽고 단아하며, 혹은 도발적이면서 섹시하기까지 한 그가 올가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동시에 공략하고 나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가을은 바야흐로 전도연의 계절이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누비며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전도연. 그의 이런 활약에 호응이라도 하듯 팬들의 관심과 성원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너는 내 운명’은 개봉 3일만에 91만명(26일 기준)이 넘으면서 주말관객 1위를 차지했고, 지난달 24일 첫 방송을 탄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은 방송 2회만에 2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도연의 힘 ‘내추럴’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이 만든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전도연은 에이즈에 걸린 다방 레지로 나와 순수한 시골 노총각 석중(황정민)과 운명적인 사랑을 한다. 또한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는 대통령의 딸로 분해 평범한 형사(김주혁)와 체코 프라하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애절한 멜로 연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한편, 드라마에서는 뛰어난 미모의 커리어 우먼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는 것. 때문에 이미 충무로 안팎이나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전도연을 두고 ‘흥행 퀸’ ‘흥행 보증 수표’ ‘대박 스타’로 평가하고 있다.

전도연이 이렇게 연기에서 최고의 정점에 이르기까지는 그동안의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해로 13년째 연기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해가 거듭될수록 ‘연기’에 있어서도 성숙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전도연(33)이 연예계에 데뷔한 건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학과를 졸업한 뒤 92년 ‘우리들의 천국’을 통해서다. ‘우리들의 천국’을 시작으로 ‘사랑의 향기’에서는 당시 톱스타 최진실에 가려진 신세대 여대생역, MBC ‘종합병원’에서는 당시 톱스타 신은경에 가려진 조연 등으로 활동하면서 연기자로서의 끼를 서서히 갖추어가기 시작한다. 이후 드라마에서는 95년 ‘젊은이의 양지’와 SBS ‘달팽이’, ‘별을 쏘다’ 등을 통해 점점 성숙한 연기를 펼친다.

“연기는 내 운명~!”

‘스크린 퀸’이라 불리는 전도연의 첫 스크린 데뷔작은 97년 영화 ‘접속’으로 그는 조심스럽게 친구의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역할로 나와 순진하고 소심한 여성상을 보여줬고, 다음해인 98년 영화 ‘약속’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여의사로 분한다. 또한 전도연만이 변신할 수 있었다고 평가됐던 순박한 시골처녀역의 ‘내 마음의 풍금’과 바람난 유부녀 역의 ‘해피엔드’ ‘스캔들’ ‘인어공주’까지 이제 전도연은 연기의 폭에 한계가 없는 듯했다. 그리고 그의 연기생활은 올가을 ‘너는 내 운명’과 ‘프라하의 연인’을 통해 최절정기를 맞는다.

전도연이 이렇게 꾸준히 연기를 통해 장수하고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내추럴’이다. 어느 배역을 맡아도 무슨 옷을 입어도, 어떤 행동을 해도 전도연이라면 모두 어울린다. 그 배역에 전도연 이외의 다른 스타를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바로 전도연이 스스로 그 배역 속으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드라마건, 영화건, 철저히 그 배역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는 능력. 그가 가진 연기에 대한 애착과 집중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자연스러움’이 지금의 배우 ‘전도연’을 만들 수 있었던 힘이 아닐까.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인생의 최고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의 다음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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