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예상한 4인의 빅쇼트 포지션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한 영화에서 원작, 제작, 연출, 편집의 각 단계가 조화롭게 앙상블을 이루면 대중에게 어필할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이러한 가능성에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면 명작이 남는다. 영화 빅쇼트는 원작부터 편집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단계를 거쳐 완성된, 4명의 금융인에 대한 얘기다.

2008년 세계경제를 파탄시켰던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를 예상하고 주택저당채권에 대해 빅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한 금융인을 맡은 주연은 크리스챤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다. ‘머니볼’, ‘블라인드 사이드’의 작가 마이클 루이스는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빅쇼트’원작을 영화화한 만큼 역사상 최악의 금융재앙사태를 흥미 진진하게 풀어나간다.

영화는 작품성과 대중성으로 세계 유수 영화제 수상과 노미네이트가 이어졌다. 제19회 할리우드 영화상 신인감독상, LA비평가협회상 편집상, 미국영화연구소시상식 올해의 영화상, 전미비평가협회상 최우수 앙상블상, 보스턴비평가협회상 베스트 앙상블 캐스트, 캔자스영화비평가협회상 최우수 각색상, 플로리다비평가협회상 최우수 각색상, 시카고영화비평가협회상 최우수 각색상, 아프리칸-아메리칸비평가협회상 TOP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화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통해 할리우드 대세배우에 오르고, <파이터>로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을 수상해 명실상부 최고 배우로 등극한 크리스찬 베일이 4명의 괴짜 천재 중 첫 번째 브레인인 캐피탈회사 대표 ‘마이클 버리’ 역을 맡았다. 그는 “마이클 버리는 절대로 멈추는 법이 없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다”며 캐릭터가 가진 매력에 대해 한 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그는 “과거 은행들은 범죄자다. 하지만 여전히 두려운 것은 금융시스템 관행이 바뀌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영화 속 사건이 여전히 현재 진행중임을 시사했다. 영화 연출을 맡은 아담 맥케이 감독은 “크리스찬 베일은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이 대단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태양의 제국에서 고운 미성으로 노래 하던 아역배우 시절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 배우다.

 

<폭스캐처>로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스티브 카렐은 펀드매니저 ‘마크 바움’ 역을 맡았다. 스티브 카렐은 “마크 바움은 매우 강한 도덕적 잣대를 지님과 동시에 월스트리트의 세계에 깊이 빠져 있는 캐릭터다. 과거의 한 사건으로 인해 많은 상처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극중인물을 설명했다. 영화 <앵커맨>이후 다시 조우한 감독은 “그는 매 장면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여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최고의 연기를 선사했다”며 영화 속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하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프 넬슨>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드라이브>로 인생 최고의 완벽한 연기를 펼친 라이언 고슬링은 대형은행 트레이더 ‘자레드 베넷’으로 분했다. 라이언 고슬링은 캐스팅이 확정되자마자 실제 인물인 ‘그렉 립먼’을 직접 만나 당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거나 외적인 모습까지 연구하는 등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했다. 월스트리트의 내부자이자 영화 속에서 내레이터로도 참여한 라이언 고슬링은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관객들을 똑똑한 사람으로 대하는 방식에서 비롯됐다. 영화 속 어려운 전문용어들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라며 아담 맥케이 감독의 색다른 연출력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번 작품의 '플랜B'의 제작자 겸 주연배우로 참여한 브래드 피트가 전직 트레이더 ‘벤 리커트’ 역을 맡았다. 대중에게 어필하는 비중에 비해 영화속의 존재감은 그리 높진 않았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캐릭터 연구를 통해 촬영장에서 실존 인물이 말했을 법한 멋진 즉흥 연기를 선보였다. 한편 브래드 피트는 영화사 플랜 B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2006년 처음 제작을 맡은 ‘디파티드’로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이끌어내고 2014년 ‘노예 12년’으로 다시 한 번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7년 개봉 예정인 ‘월드워Z 2’와 봉준호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 ‘옥자’의 제작자로도 참여해 ‘빅쇼트’를 필두로 그의 제작 작품들을 연이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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