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밥상은 봄에 가장 풍성하다. 그 중 도다리가 가장 바쁜 몸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듯 통통하게 새살이 오른 도다리가 통영의 봄철 입맛을 책임진다. 어느 식당에서나 쑥을 넣어 더욱 깊고 시원한 향을 내는 도다리쑥국을 맛볼 수 있다. 장갱이라고 불리는 바닷물고기도 통영 사람들이 봄에 많이 먹는 음식이다. 산란기 직전인 5월이 제철로, 시원하게 끓여낸 매운탕이 일품이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최고의 굴 산지답게 다양한 굴 요리가 사시사철 준비되고, 통영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뽈락과 싱싱한 자연산 회도 연중 언제나 맛볼 수 있다.

▲ 도다리쑥국, 굴요리, 시락국(왼쪽부터)
도다리쑥국
제철 맞은 도다리의 두툼한 속살과 향기로운 쑥 향기가 만나 봄기운 가득한 도다리쑥국 한 그릇을 만들어낸다. 특별한 양념도 없이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그리고 은은한 쑥 향기가 입과 코를 동시에 즐겁게 한다. 봄이면 통영에 있는 모든 음식점에서 도다리쑥국을 메뉴로 올린다.

굴요리
우리나라 굴 생산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는 통영의 굴은 봄까지도 보석처럼 빛을 낸다. 시내에서 굴 전문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회, 무침, 국밥, 구이, 전, 튀김, 찜 등의 다양한 굴 요리를 코스로 내주는 집도 많은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 모든 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락국
시래깃국을 통영 사람들은 시락국이라 부른다. 푸른 무청 등의 시래기와 된장과 장어 등으로 국물을 내서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난다. 관광객 보다는 현지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호시장에 시락국을 파는 집이 많다. 가끔 뷔페처럼 먹을 수 있는 반찬의 엄청난 가짓수에 깜짝 놀라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 빼떼기죽, 우짜, 꿀빵(왼쪽부터)
빼떼기죽
통영 사람이 아니면 이름에서 어떤 재료가 들어간 죽인지 알아내기 참 어려운 음식. 빼떼기란 생고구마의 껍질을 벗겨 떼기처럼 빚어 말린 것을 말한다. 고구마 빼떼기와 팥, 강낭콩, 조, 찹쌀 등을 함께 넣고 2시간 넘게 저어가며 끓인 죽으로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다.

우짜
우짜는 우동과 짜장이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오래전 통영에 장이 서면 장에 나온 사람들이 우동도 먹고 싶고 짜장면도 먹고 싶어 해서 우동 위에 짜장을 한 국자 얹어주던 것이 유래가 되었고 이제는 통영의 특별한 먹거리로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다.

꿀빵
1960년대 초 오미사라는 이름의 세탁소 옆 좌판에서 팔던 빵과 도넛이 인기를 얻으며 유명해진 꿀빵은 통영의 대표적인 군것질거리가 되었다. 강구안 일대에는 반짝거리는 물엿 위에 갖가지 곡물로 옷을 입힌 꿀빵을 파는 가게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다. 기존의 팥 외에도 다양한 소를 사용하여 꿀빵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통영 맛집-양지 매운탕, 생선회

중앙시장에서 도보로 약 10여 분 떨어진 정량동에 위치한 이집은 크고 멋진 외관을 갖고 있는 집은 아니다.

하지만 매운탕이라는 메뉴를 전문으로 하여 통영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집이다. 판매하는 매운탕의 종류만 약 10가지 정도가 되는데 외지인에게는 생소한 물고기 이름도 여럿 눈에 띈다.

뽈락과 쥐고기, 잡어 등의 매운탕을 1인분씩 끓여 점심, 저녁 식사로 내놓는 건 기본이고, 2인분 이상은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을 받고 배송도 해준다.

통영 수협 위판장에서 가져온 자연산 생선회와 생선구이, 물회 등도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봄에는 도다리쑥국, 겨울에는 물메기탕도 판매한다.
경상남도 통영시 정량동 1372-7

 

<프리랜서 김관수 기자>
<사진=여행매거진 GO-O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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