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서 ‘외모’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예쁘고 멋진데 딱히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배우들이 있다. ‘어떤 작품에 나왔더라?’ 혹은 ‘알긴 아는 것 같은데…’ 등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연기자들. 여러 작품에 출연했고, 또 주연을 맡아 이름을 알리기도 했지만 어떨 땐 신인보다 더 ‘알려지지 않은’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묻기란 참 애매하다. 딱히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 주인공들의 2% 부족한 점을 찾아보자. 서구적 마스크에 조각같은 몸매는 시청자에 오히려 부담연기력은 기본, 남들과 다른 개성과 색깔 가져라 조언도신 민 아주연을 맡은 작품만 해도 여러 편이다. ‘화산고’, ‘마들렌’, 최근엔 이병헌과 ‘달콤한 인생’의 여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SBS 드라마 ‘때려’에선 영화배우 주진모와 함께 여자복서로 변신,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흥행은 어떨까? 후한 점수를 주기엔 조금 부족한 면이 많다.

귀여우면서도 청순하고, 때론 섹시한 이미지를 지녔지만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연기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다. 다양한 매력은 인정하지만 연기공부는 조금 더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풍부한 감정과 그것을 표현해내는 능력을 키운다면 ‘대박 스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 반면 CF에선 인기 상종가다. 우리나라에서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이 어울리는 몇 안 되는 여자 연예인 중 한 명인데다, 신비스러운 이미지가 패션계에선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이 유 리커다란 눈과 뽀얀 피부. 상당히 귀여운 이미지인데다 나이에 비해 연기력도 좋은 편인데 좀처럼 ‘대형 스타’ 자리에 오르질 않는다. 실제로 만나보면 너무 털털하고 소박한 성격. 연예인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솔직하고 순수하다. 너무 콧대높게 구는 것도 보기 싫지만 지나치게 소박한 것도 왠지 신비감이 떨어지는 법. 적당한 신비감은 스타 마케팅의 기본적인 조건이다.

박 정 철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그지만 정작 영화나 드라마에선 그 매력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하는 느낌이다. 장나라와 함께 찍은 영화 ‘오 해피데이’에서도 도시적인 느낌으로 이미지 어필에는 성공했으나, 단조로운 표정 변화로 영화 내내 ‘묻혀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만들었다. 부드럽거나 혹은 날카로운 표정으로 국한된 그의 감정선. 좀더 다양한 표정과 연기력이 보충된다면 충분히 ‘대박 스타’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박 시 은이 색도 저 색도 아닌 중간 컬러가 살짝 맘에 걸린다. 몸매와 외모, 연기력 모두 ‘중간’ 점수를 받고 있는 편. 드라마에서 주연보다는 주조연급에 더 많이 캐스팅되는 이유 역시 ‘어중간한’ 컬러를 지녔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다르게 생각하면 화려한 주연을 뒷받침해 줄만한, 튀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나름의 ‘능력’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정작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오 지 호잘 생겼다고 해서 무조건 다 ‘뜨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경우다.서구적인 마스크에 조각같은 몸매를 가졌지만 오히려 그것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부담을 준다는 평. 지난해 오연수와 함께 주연을 맡은 드라마 ‘두 번째 프러포즈’에서 열연을 펼치며 어느 정도 아줌마 팬을 확보했지만 그 인기가 여전한지는 미지수. 최근 MBC 드라마 ‘신입사원’에 한가인·에릭과 함께 출연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모든 시선이 에릭에게만 쏠려있어 10대 팬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3 더하기 2는 오지호!’외모적인 ‘3’은 충분한데, 나머지 ‘2’를 채울 수 있는 뭔가가 아쉬운 느낌이다.

류 진

1996년 SBS공채 6기로 데뷔했으니 벌써 10년에 가까운 경력을 지니고 있는 연기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류진은 좀처럼 변화가 없다는 게 아쉽다. ‘오! 필승 봉순영’ ‘여름향기’ ‘세잎 클로버’ 등 웬만한 드라마에 거의 출연했지만 ‘대표작’이라고 불릴만한 작품은 없다. 날카로운 얼굴선에 정장이 잘 어울리는 스타일의 소유자로 최고의 외적 조건을 갖췄지만, 배우로서의 ‘힘’은 좀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언제나 잔잔한 느낌의 연기를 맡았던 것도 그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게 하는 아쉬운 부분. ‘입체적인 캐릭터’에 대한 도전이 가능하다면 10년 경력의 빛이 발할 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한 연예 관계자는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무조건 예쁘고 멋지기만 하면 뜨는 시대는 지났다. 다양하고 풍부한 감정,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연기력이 기본이 돼야 하고, 무엇보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개성과 색깔이 갖춰져 있어야 인기 생명력이 길 수 있다. 소위 ‘모시기 힘든’ 특급 스타들을 보면 분명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