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한 후로는 연예인하고만 사귀었어요.”지난 1월 10일 SBS TV ‘야심만만’에 출연한 이효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스캔들도 나지 않은 자신의 연애담을 털어놨다. ‘누구’인지만 밝히지 않았을 뿐 “연예인과 사귀었다”는 말은 일종의 ‘폭탄선언’과도 같은 셈이었다. 하지만 이효리는 담담했고 함께 출연했던 다른 핑클 멤버들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스타들이 솔직해졌다. 예전 같으면 ‘스캔들’이 나면 부인하는 것이 상식이었는데 이젠 묻지도 않는 자신의 연애담과 성형수술 등을 스스로 털어놓는다.

스타들의 솔직한 고백담은 주로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뤄진다. SBS TV ‘야심만만’ ‘아이엠’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 KBS 2TV ‘상상’ ‘해피투게더’, MBC TV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등 토크 위주의 예능프로그램이 주무대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연예인 한 명이 집중 포화를 당했던 ‘이홍렬쇼’ 류의 토크쇼와는 달리 여러 명이 함께 출연해 일정한 주제를 놓고 ‘설문 결과 알아맞히기’식의 게임을 하거나, 상황을 설정해 놓고 대처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묻는 포맷의 프로그램들.이런 프로그램에 출연한 스타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이야기를 풀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깜짝 고백’을 한다. 한 명에게만 집중적으로 질문을 하는 기존의 토크쇼보다 부담감도 없고 여러 명이 함께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편안해서, 혹은 시선을 끌기 위해 개인적 이야기들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공감 가는 심리를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고백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스타들의 ‘고백’이 토크쇼의 포맷 때문에 터져나오는 것만은 아니다. 요즘 스타들은 분명 예전보다 훨씬 당당하게 자신을 밝힌다. 기자 간담회나 제작 발표회 같은 공식 석상도 예외가 아니다. 오랜만에 복귀하는 스타들은 달라진 자신의 외모를 솔직히 말한다. “살만 뺐어요”라는 말은 이제 더이상 들리지 않는다. ‘치아교정’에서 ‘쌍꺼풀 수술’이나 ‘코가 마음에 안들어 조금 높였다’까지 스타들은 당당하게 자신의 몸에 투자했음을 밝힌다. 이런 고백이 잦다 보니 웬만한 고백은 기사화되지 않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또 대중 역시 스타들이 성형수술을 한 것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몇 해 전 개그맨 이영자가 지방흡입술을 했다고 밝혔다가 따가운 시선을 받고 한동안 브라운관을 떠나 있었음을 생각해 보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다. 연정훈-한가인 커플처럼 공개 석상이나 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사랑을 당당히 밝히는 연예인 공개커플이 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