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시은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두고 이동통신사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연일 이번 인수합병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이동통신과 방송상품 결합 점유율이 50%대로 시장 1위가 고착화된다"며 "대기업이 지역방송을 장악해 여론을 호도하고, 인수합병 이후 요금이 오를 수 있다"고 비판한다.

또 KT는 지난 1일 오스트리아 규제 당국의 보고서를 이용해 "통신사간의 인수합병은 이동통신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2012년 오스트리아 이동통신시장 4위 사업자 'H3G'가 3위 사업자 '오렌지 오스트리아'를 인수하자 3년만에 스마트폰 요금이 50~90% 인상돼 유럽 사회 큰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는 13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와 오는 2017년 12월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역 채널을 통한 방송 공정성 훼손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CJ헬로비전은 전국 23개 지역에 서비스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지역채널을 통해 선거 영향력을 끼치고 여론을 독과점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SK텔레콤은 "KT는 전체 유료방송가입자 순증 규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LG유플러스는 결합상품 시장에서 이통사 중 유일하게 두 배 이상 성장했다"며 " KT와 LG유플러스도 점유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데 SK텔레콤의 지배력 전이를 지적할 상황이 못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인수합병 사례에 대해서는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요금 인상은 오스트리아 정부의 정책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고, 오히려 2015년 말 가격완화 정책으로 요금이 합병 전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요금이 다시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방송 공정성 의혹에 대해서는 "지역 채널을 통한 여론 왜곡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지역뉴스는 하루 20분 내외로 한정 제공돼 여론독점이 불가능한 구조다. 지역방송사업자도 방송연설과 토론회 등의 선거방송을 할 수는 있지만 모두 공직선거법의 규제를 받는다"고 전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중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보고서를 상정해 전체회의를 거쳐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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