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적이고 단순무식하며 솔직 활달해요.” 내년 1월 3일 KBS 2TV를 통해 첫 방송될 월화드라마 ‘쾌걸 춘향’(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전기상 지병현)에서 타이틀롤 춘향역을 맡은 한채영이 캐릭터를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고전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쾌걸춘향’은 춘향이와 몽룡(재희)의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한채영이 맡을 현대판 춘향은 고전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배꼽티에 청바지는 기본이고 몽룡을 유혹하기 위해 나이트클럽 댄스경연대회에서 그네쇼를 선보이기도 한다. 말 그대로 엽기적인 그녀다.어디 이것뿐이랴. 얼짱, 몸짱, 공부짱에 싸움짱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여자가 바로 쾌걸 춘향이다.

지난 12월 20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서울종합촬영소에서 만난 한채영은 춘향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대본을 받아들자마자 ‘내 이야기잖아!’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는 한채영은 “현재 2주정도 촬영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사실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는 저와 성격이 비슷한 게 없었는데 이번에는 딱 맞아요. 철이 없는 것도 그렇고 말투나 행동 등이 지금의 내 모습과 비슷해요. 극중 춘향은 다혈질에다 흥분하면 주먹이 나가고. 하지만 귀여운 면도 있어요”라며 그간 깍쟁이 ‘바비인형’으로 각인된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배역을 맡는데 많은 손해를 봤다며 한동안 배역 때문에 겪었던 마음 고생을 솔직히 털어놨다.도도한 커리어우먼 배역 외에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에서 청순가련형 소녀 역을 맡아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실제 성격과 많이 달라 연기로 표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북경 내사랑’ 이후 이미지 변신을 위해 배역 선정에 보다 신중해야 했다. 춘향이 180도 바뀌었다고 하나 기본 골격은 그대로다. 몽룡에 대한 춘향의 일편단심이 그것.그에게 춘향처럼 실제로도 한 남자만 좋아할 수 있느냐고 묻자 “원래 성격이 한 사람밖에 좋아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내 남자를 다른 사람이 좋아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일과 사랑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이란 물음에 한채영은 ‘사랑’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일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이 행복하잖아요. 그 행복을 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요. 난 행복한 게 좋거든요.” 깍쟁이 ‘바비인형’ 이미지를 크게 변신시킬 이 드라마에서 한 채영은 다소 험한(?) 말을 많이 쓴다.

한두 해 전까지만 해도 우리말이 익숙지 않았던 그였지만 이번 드라마에선 “신경끄셔” “남이사” 등 말괄량이나 사용할 법한 거친 어휘를 일상어처럼 사용한다.“제 대사를 들어보면 아실 거예요. 말그대로 단순 무식.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그런 말괄량이 성춘향 대사를 읽다보면 제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에요.” 그는 인터뷰 말미에 “예전에는 마냥 착하고 귀여운 여자가 좋은 여자였다면 요즘은 성질도 조금 있으면서 착한 여자가 귀엽지 않겠느냐”며 “춘향도 그런 모습으로 봐 줬으면 좋겠다”고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한채영은 유쾌한 신세대 ‘성춘향’을 통해 그동안 숨겨두었던 본색을 연기를 통해 유감없이 드러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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