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화, 한가인, 정다빈, 수애, 박솔미 등 풋풋한 신예들이 2004년 스크린 질주를 노리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인물들이 쏟아져 나오자 여배우 기근으로 고심하던 충무로가 들썩이고 있다. 야심작을 들고 영화팬들 앞에 서기 위해 준비중인 전도연, 김혜수, 김하늘, 문소리 등 기존의 톱 배우들에게 당돌하게 도전장을 내민 스크린 ‘샛별’들의 2004년 청사진을 펼쳐보았다.

말죽거리의 올리비아 핫세- 한가인

올리비아 핫세를 빼닮은 미모로 말죽거리 일대 남학생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그녀. 바람둥이인 우식(이정진)의 ‘불량스러운 남자다움’에 속절없이 빠져들고 마는 갈래머리 여고생 은주. 바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한가인이 맡은 역할이다. 이 영화는 모범생 현수(권상우), 학교 짱 우식, 아름다운 여고생 은주 등 열여덟 청춘들의 성장과 사랑을 다룬 영화로 1970년대가 배경이다. 한가인은 고3때 KBS 9뉴스에서 인터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연예계에 입문한 신데렐라다. KBS2 <햇빛사냥>, KBS1 <노란 손수건>에 이어 KBS2 <연예가중계> MC로 활약해온 그녀의 매력은 촉촉한 눈망울에 긴 생머리.리딩 연습 이틀만에 대본을 줄줄 외울 정도로 스크린 데뷔작에 열의를 보인 한가인은 “갈래머리에 교복을 입고 연기하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뜬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패스트푸드점의 ‘얼짱’- 김정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의 주인공 김정화는 “롱다리 액션부터 어리버리한 삼수생 공유와의 로맨스까지 다채로운 재미를 선보이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공작금을 횡령한 공작원을 잡기 위해 남파된 여간첩 김정화는 패스트푸드점에 위장 취업해 얼떨결에 ‘얼짱’이 된다. 남학생들이 새로운 ‘얼짱’의 출연을 확인하고자 패스트푸드점에 몰려들어 각자 자기만의 이상형으로 김정화를 상상하는 장면에서 그녀의 다양한 변신은 시작된다.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신부’에서 갑자기 섹시함을 겸비한 ‘어우동’으로 탈바꿈하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 MBC ‘논스톱3’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김정화는 SBS <태양속으로>, 최근 종영된 MBC <1%의 어떤 것> 등에서 소탈한 연기를 보였다.

“그놈은 내거야” 한예원역- 정다빈

인터넷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고교생 작가 ‘귀여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 놈은 멋있었다>의 주인공 정다빈은 지난해 MBC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로 인기 스타가 됐다. 이번 영화에서 정다빈은 어리버리하고 평범한 여고생 한예원이라는 인물을 연기한다. 우연한 계기로 ‘킹카’ 지은성(송승헌)을 사귀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연애담을 펼치는 정다빈에게 “예원이 깜찍함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며 촬영 스태프들의 칭찬이 쏟아진다. <옥탑방 고양이>신드롬 이 후 정다빈에게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제의가 있었던 것이 사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녀는 “신세대들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난 발랄한 스토리와 매력만점의 여주인공 ‘한예원’에게 반해서”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유는 “영화의 제목과 같이 멋진 ‘그놈’과 ‘그놈들’에게 둘러싸여 연기하는 것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기 때문”이란다. 영화 <단적비연수>에서 최진실 아역으로 출연한 바 있지만 주인공으로는 처음인 정다빈이 스크린에서도 신드롬을 만들어 낼지 기대가 모아진다.

“저와 함께 춤추실래요~”- 박솔미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드라마 SBS <올인>, KBS2 <겨울연가> 등에서 세련된 외모로 어필했던 박솔미는 영화 <바람의 전설>의 여주인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첫 스크린 주연작인 이 영화에서 박솔미는 사교계의 전설 풍식(이성재)의 조사 차, 투입된 여형사 송연화 역을 맡는다. 이에 박솔미는 “평소 팬이던 장정우 감독님의 데뷔작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하게 돼 행운이다. 상대역인 이성재 선배 역시 존경하던 분으로 이번 영화를 함께 해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촬영 3개월 전부터 하루 6~7시간씩 훈련했다는 그녀는 한번도 대역을 쓰지 않고 난이도 높은 춤연기를 소화해 냈다. 국내 최초로 ‘사교댄스’를 소재로 한 영화인만큼 춤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박솔미는 “이 영화를 통해 또 다른 나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한다.

절도4범의 차가운 여자- 수애

TV드라마를 통해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애절한 눈물연기를 펼쳐 제2의 정윤희로 불리는 수애가 영화 <가족>을 통해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족>은 2년 만에 다시 만난 전직 경찰 아버지와 교도소를 갓 출소한 딸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영화. 겉으로 보여지는 거칠고 차가운 모습 뒤에 순수함과 따뜻한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인물로 내면 연기를 필요로하는 캐릭터다. 또래 연기자들에 비해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수애는 “TV드라마에서 보여 주었던 지고지순한 눈물연기가 아닌 보이시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로 어필하겠다”는 각오다. 그녀는 “시나리오를 접하자마자 실제 내 정서와 딱 맞는다고 느꼈다”며 스크린 첫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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