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부근의 혈관이 꼬불꼬불하게 기형적으로 나타나 보이고 피부 위로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는 초기 진단 후 치료를 진행해야 오랜 시간 고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결 따뜻해진 햇살에 벌써부터 화사한 봄옷을 꺼내든 이들이 눈에 띈다. 겨울철 톤 다운된 두꺼운 옷과 달리 밝고 얇은 봄옷은 코디하는 재미는 물론 몸매를 부각하고 강조하는 효과도 있어 옷을 잘 입는 이들끼리는 남모르게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신경전에서 한 발 물러나 있어야 하는 이들도 있다. 바로 하지정맥류 환자들이다. 특히 하지정맥류가 있는 여성들의 경우 봄은 물론 여름에도 맨 다리를 내놓고 다니지 못해 입을 수 있는 옷의 폭이 매우 좁다.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혈관이 스스로도 스트레스인데다 남의 시선을 끌게 될까 겁이 나 짧은 하의는 입을 수가 없는 터다.
 
하지정맥류는 이처럼 오랜 시간 많은 고생을 하게 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초기에 치료를 하도록 해야 한다. 초기 치료를 놓치고 하지정맥류를 장기간 방치하게 되면 피부염이 생기기도 하며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에 피부가 검게 변하는 색소침착이나 피부 궤양까지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쪽으로 내려온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올라가는 것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종아리 부위의 혈관에 혈액량이 증가, 혈관 벽을 압박하고 밀어내는 과정에서 기형적인 혈관의 모양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으로는 다리에 실핏줄이 보이거나 튀어나와 보이는 것, 다리가 자주 저리고 뻐근하며 가렵고 터질 듯한 느낌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지만, 심하지 않다면 자가 치료방법으로도 개선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하지정맥류는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를 수정토록 해야 한다. 우선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스키니진과 하이힐, 배를 너무 조이는 허리띠, 보정속옷 등은 최대한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만은 복부 압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평소 한 자세로 오래 서있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 등은 지양해야 하며, 하루 2~3회 10분가량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고 휴식을 취해 다리에 몰린 혈관의 압력을 낮추어 주는 것이 좋다. 잘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발목에서 무릎까지 마사지를 해주면 도움이 된다.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서 일하거나 공부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1시간에 한 번씩 가볍게 걸어줌으로써 혈액순환을 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처럼 하지정맥류는 치료시기에 따라 비수술치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라 생각하고 치료를 미루면 치료시기가 길고 어려워진다.
 
어느 정도 진행 된 하지정맥류를 치료할 방법은 외과적 시술밖에는 없다. 운동, 의료용 압박스타킹, 약물 등의 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하다. 레이저 치료나 혈관을 제거하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단계가 되면 치료가 길어지므로 하지정맥류 증상이 느껴진다면 바로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현수 서울항맥외과 원장>
<정리=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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