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면 전국 곳곳에서 많은 마라톤대회가 개최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부상을 입는 초보자들이 곳곳에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마라톤으로 인한 무릎 부상을 뜻하는 ‘러너스 니(runner’s knee)’는 특히 초보자들에게 주로 발생한다. 대부분 자신의 체력과 근육량만 믿고 과시적으로 무모한 도전을 펼친 경우들이다.

보통 달릴 때는 자기 체중의 약 3~5배의 충격이 무릎에 전달되는데, 이때의 충격이 반복되고 지속되면서 근육통은 물론 활막염, 골연골손상, 반월상 연골손상 및 파열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처음엔 근육이 욱신거리는 수준이지만 심해지면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특히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가장 심각한 ‘러너스 니’라 할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관절의 중간에 위치한 반달 모양의 물렁뼈로 걷거나 달릴 때 무릎 연골이 받는 힘을 분산시키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고, 관절 내 영양공급에도 기여를 하는 등 많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만약 마라톤 후에 걸을 때 통증이 지속되거나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뚜뚝’소리와 함께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곳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마라톤에서 반월상연골판 파열은 보통 통증을 참고 계속 달릴 때 발생한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치유가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달릴 수 없을 정도로 무릎 통증이 생기면 즉시 멈추고 앉아 무릎 주변 근육부터 풀어줘야 한다.


보통 반월상연골판의 치료는 손상의 정도와 양상에 따라 봉합술, 절제술, 이식술로 나눠 적용된다. 만약 건강한 상태의 연골이 마라톤 등 운동으로 인해 파열된 경우 연골판의 기능을 보전하기 위해 봉합술을 시행하고, 퇴행성 파열이나 연골판의 치유능력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는 부분절제술을 시도한다. 이때 관절내시경으로 수술하면 수술시간을 줄일 수 있고 절개부위 또한 다른 수술보다도 작기 때문에 통증과 출혈, 감염 위험이 적다.

반월상연골판파열은 자기공명영상(MRI)으로만 정확히 확인할 수 있으며, 방치했을 때 파열이 점차 심해져 인공관절이식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평상시 무릎에 힘이 없어 자주 넘어지는 경우에도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초보 마라토너의 경우에는 ‘러너스 니’보다는 ‘발목염좌’ 부상이 더 많다. 발목을 삐끗하거나 접질리는 증상을 발목염좌라고 하는데, 복숭아 뼈 주변에 있는 3개의 인대가 부분적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만약 발가락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고 복숭아 뼈 주위가 붓기 시작한다면 이미 인대 손상이 심각한 상태로 병원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발목염좌는 확실하게 치료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주 발목이 삐는 ‘발목불안정증’이 생길 수 있는데, 한 번 삔 발목의 인대가 약해져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자꾸 충돌하기 때문이다.

습관적인 발목염좌는 인대뿐 아니라 주변 연골까지 손상을 줘서 그 부스러기가 유리체(관절 내부에서 부유하는 뼈나 연골의 작은 조각)형태로 변해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발목부위 강직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하체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엉덩이 및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단단하면 그만큼 관절이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 마라톤 전후 꼼꼼한 스트레칭도 필수다. 관절의 유연성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피로물질인 젖산의 배출을 돕는 효과도 있다.

<일산하이병원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