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적당한 자외선 노출은 살균작용및 비타민D 형성 등 인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멜라닌 색소를 과잉 생성해 주근깨와 잡티를 유발시키고 피부노화를 촉진 시킬 뿐 아니라 피부수포, 홍반 등을 동반해 피부암을 일으킨다.

이러한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노출 정도에 따라 바르는 크림은 기초 화장품과 더불어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자외선 차단제가 생식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불임을 초래할수있다는 연구보고가 있어 화제다.

▲ <뉴시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의학 분야 학술단체 중에 하나인 ‘미국 내분비학회(ENDO) 2016’학회에서 덴마크 코펜하겐대 의과대학 닐스 스탁케백 교수팀은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 중 일부가 피부 속으로 흡수돼 인체 생식세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판되고 있는 37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 남녀의 생식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정자와 난자를 착상 때와 비슷한 환경에 놓아둔 뒤 수정 과정을 관찰하는 실험도 함께 했다.

그 결과 37개 자외선 차단제 중 17개가 남성의 정자세포와 여성의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에 직접적으로
악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외선 차단제에 포함된 ‘4MBC’, ‘3BC’, ‘BP3’, ‘OD-PABA’, ‘HMS’과 같은 화학물질이 정자활동을 위축시키고 난자와의 수정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물질들은 정자세포의 칼슘회로를 차단해 활동성을 약화시켜 난자와의 수정을 어렵게 만든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탁케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늘고 있는 원인 불명의 불임 현상에 대한 중요한 해답이 될 수 있다”며 “자외선 차단제를 생산하는 업체는 물론 품질규제 기관에서도 앞으로는 자외선 차단 성능뿐만 아니라 출산에 미치는 영향까지 광범위하게 살펴보길 제안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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