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겸 탤런트 임성민이 “소속사 측으로부터 1년여 동안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밀린 출연료 지급과 전속계약 해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MP엔터테인먼트(이하 MP)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임성민은 “같은 해 겨울부터 지금까지 내 몫의 수익금을 받은 적이 없다. 매번 한 달만 기다려달라고 해 지금까지 끌어 왔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속사가 경영난으로 술렁이자 지난 5월에는 매니저 A씨가 그의 출연료 일부를 가로채 도주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임성민은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밀린 출연료는 상당한 액수다.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돼왔다. 뿐만 아니라 활동을 위한 소속사의 지원조차 없어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 1년 동안 속이 시커멓게 탔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임성민은 “소속 배우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전속계약으로 발목을 잡아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단독으로 출연 결정이나 섭외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차라리 혼자 활동했다면 올 한해 더 활발하게 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소속사측의 무책임한 행동을 문제 삼았다. 함께 일하던 매니저가 출연료를 챙겨 도주한 사건에 대해서는 “사무실 상황이 어렵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지난 5월 한 케이블채널에서 1회분 진행을 맡은 적이 있는데, 매니저가 나가면서 그 출연료를 가지고 갔다. 얼마 안 되는 액수이긴 하지만 수소문 끝에 그와 연락이 됐고 10월 쯤 돈을 돌려 받았다. 사실 그 사람만 그런 게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임성민은 아직 전속계약 해지가 안 된 상태. MP 측이 전속계약 해지서를 써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19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 공연을 위해 연습중인 그는 “11월부터는 단독으로 일 처리를 해도 된다는 데 소속사와 합의했다. 현재 매니저 없이 개별 활동 중이다”고 밝혔다. 또, 그는 “소속사가 마땅히 해야할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있지만 차후 문제를 생각해 계약에 위배되지 않는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P 측 관계자는 “최근까지 운영을 맡았던 전 대표이사가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어 놓고 잠적했다. 만일 배우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한다면 전 대표이사나 당시의 간부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배우들의 출연료나 매니저들의 임금이 장부상에는 지급된 것으로 표기돼 있는데, 정작 받은 사람이 없다면 그들(전 대표이사와 간부진)에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우리 사정을 잘 알고 있지 않나. MP는 현재 파산 절차를 진행중이다. 때문에 임성민씨 뿐 아니라 소속된 배우 대부분을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추진하고 있다. 막바지 정리 작업을 하면서 우리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최대한 말썽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전했다.임성민의 출연료 부분에 대해 MP측 관계자는 “임성민씨의 경우 전속계약 당시 받은 계약금이 5,000만원이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해지를 하면 연예인은 소속사 측에 계약금을 돌려주어야 한다. 그래서, 밀린 출연료와 계약금을 맞바꾸는 선에서 문제를 해결하자고 우리의 뜻을 전달했다. 임씨가 받아야 할 출연료가 계약금을 넘지 않기 때문에 그쪽으로서도 손해는 아닐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전속계약 해지와 관련해서도 “조만간 서류상 정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MP는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음반, 영화 제작 등에까지 영역을 넓혀온 대형 기획사로 올 초부터 경영난을 겪다가 지난 10월 경에는 대표이사가 바뀌기도 했다. MP의 투자자였다가 어쩔 수 없이 경영 일선에 나선 현재의 대표이사 뿐 아니라 간부들 역시 내부 상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운영을 떠맡아 고초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호소한다. MP는 최근까지 고소영, 신현준, 김영호, 김유미, 임성민, 신애 등 톱스타를 비롯해 여러명의 신인들까지 대거 관리하고 있던 곳이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고소영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아직 서류상으로 전속계약 상태다. 이들 중에는 일찌감치 MP와 별개로 활동, 각자 출연료를 챙겨온 케이스가 있기 때문에 전속계약해지를 앞둔 상황에서 서로간에 ‘계산’해야 할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여러명의 소속배우들, 소속사의 전·현 경영진 간의 대대적인 법정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성민 일문일답
“법적대응해서라도 내 권리 찾겠다”
-그간의 피해 상황은.
▲ 소속사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해 입은 정신적인 피해는 차치하더라도 1년간 채불된 각종 방송 출연료 및 수익금이 상당한 액수다.

-받아야 할 출연료 액수는 어느 정도인가.
▲ 일단 소속사와 얘기를 좀 더 해본 후 그래도 문제 해결이 안 되면 모두 밝히겠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액수까지 상세하게 얘기하긴 좀 그렇다.

-왜 1년이 넘게 참아왔나.
▲ 전에 있던 사장이 잠적하면서부터 사무실 운영이 어려워졌다. 남아 있던 경영진에게 요구를 해도 한달만 참아달라는 식이어서 별 도리가 없었다. 대표이사가 바뀌었는데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

-현재 또 다른 소속사는 물색하고 있나.
▲ 일단 MP쪽과의 문제가 해결되고 전속계약해지가 깔끔하게 마무리된 후에 알아 볼 일이다 .

-원하는 바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 법적인 대응이라도 해서 내 권리는 꼭 찾겠다. 그간 마음 고생한 것도 어딘데.

MP측 일문일답
“출연료가 계약금 넘지않아 문제 안돼”
-임성민씨와의 문제는.
▲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어차피 서로 계약 해지에 뜻을 모았기 때문에 조만간 해결될 것이다.

-계약금으로 밀린 출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인가.
▲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해지하는 상황이고 밀린 출연료가 계약금을 넘지 않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회사 운영상의 문제가 큰 것 같은데.
▲ 전대표이사 등 운영진이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우리는 경영에 뛰어든지 불과 2~3개월 밖에 안 됐는데, 정말 골치 아프다. 어쩔 수 없이 파산을 선언하게 되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 현재의 대표이사도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소속 배우들을 배려하고 있다.

-임성민씨 외에 다른 소속 배우들과의 문제도 심각한 것 같은데.
▲ 조만간 모두 전속계약 해지는 할 것이다. 하지만 일부 배우는 문제가 좀 있다. 우리가 손해를 좀 보더라도 원만한 해결 쪽으로 방법을 찾고 있는데, 그 뜻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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