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강수연이 맹렬 여검사 역을 맡은 영화 <써클>을 통해 3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sbs <여인천하> 이후 수십편의 시나리오를 받고 고민해 오던 끝에 그녀가 선택한 영화 <써클>은 표면적으로는 싸이코 연쇄살인범과 여검사의 대립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윤회와 영혼이라는 신비주의적 소재가 공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 이미지 변신에 신경을 써왔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둔 것 같은가.
▲ <여인천하>의 정난정 이미지가 너무 강해 어떻게 깰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 결과는 내가 아닌 여러분들이 평가해 주어야 할 것 같다.

- 완성작을 보고 난 느낌은.
▲ 코미디 영화가 주류를 이룬 요즘, 이런 무거운 소재 영화를 관객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걱정은 좀 된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꽤 오랜만에 독특한 작품이 나왔구나라고 생각했고 정말 하고 싶어서 출연한 영화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 촬영 중 어려웠던 점은.
▲ 오현주 검사 캐릭터 소화가 쉽지 않았다. 캐릭터가 가진 직업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 표면적인 터프함만 비춰질까봐 신경을 많이 썼다. 오 검사는 살인범과 전생에 사랑을 나눴으며 현세에도 악연으로 만났지만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되는 인물로 내면의 아픔이 표현돼야 하는 캐릭터다.

- 영화에서처럼 내세와 현세가 있다고 생각하나.
▲ 현세만 있다고 생각하면 삶이 재미없을 것 같다. 좋은 일하고 노력하면서 살면 내세도 있겠구나 여기면 지금 이 시간에 더 충실해질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 영화 자료사진에 귀신이 찍혔다는 등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많았다.
▲ 소재가 전생과 후생, 윤회 등을 다루다 보니 그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사실 많이 확대된 것 같다.

- 완벽주의자로 소문이 났다. 이번 작품에 대해서는 만족하나.
▲ 그런 얘기가 왜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나 스스로는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영화를 보고 만족스러웠던 적은 없다. 실수한 것이 먼저 눈에 들어 왔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그래서 아직 영화를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 실제 성격은 어떤가.
▲ 상당히 감성적이다. 예를 들어 내가 영화 속 오검사였다면 굉장히 방황했을 것이고 더 일찍 명구(정웅인)라는 인물을 사랑했을 것이다.

- 지금까지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 중 특별히 좋았던 사람과 싫었던 사람을 말해줄 수 있나.
▲ 어떤 배우와 특별히 호흡이 잘 맞고 누구와는 잘 안 맞는다는 건 없다. 지금까지 함께 연기했던 대부분의 배우들 모두 좋았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싫은 사람도 있었지만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겠다.(웃음)

- 25년간의 배우생활을 되돌아보면.
▲ 굉장히 후회가 될 때도 있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물론 해봤다. 하지만 촬영 현장에 있을 때 가장 즐거워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아직 연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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