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귀국 예정이었던 백지영 비디오 속의 남자 김시원이 마음을 바꿨다. 그는 지난 27일 저녁 장장 6장에 달하는 서신을 통해 “백지영의 4집 활동이 마무리 될 때까지 귀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시원은 “내 귀국 결정이 이렇게 시끄러울 줄 몰랐다. 귀국 시기가 공교롭게도 백지영의 4집 앨범 활동과 맞물렸지만 맹세코 그녀의 활동에 나쁜 영향을 주려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오해를 사게 됐고, 때문에 30일 한국으로 돌아가려 했던 계획은 일단 보류한다. 백지영의 4집 활동이 잘 정리되는 걸 지켜본 후에 그때 다시 시기를 결정할 것이다”고 전했다. 김시원은 서신을 통해 자신의 귀국 소식이 알려진 후 겪었던 마음 고생에 대해서도 자세히 털어놓았다.

그는 “나는 이미 3개월 전부터 한국에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몇몇 언론을 통해 내 입장을 솔직히 밝혔지만 귀국 결정과 함께 여러 가지 의혹이 불거졌고, 잘돼 가는 백지영의 활동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식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는 것도 느꼈다. 때문에 내 상황과 심정을 잘 아는 측근들까지 귀국을 만류하고 나섰다. 정말 답답한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솔직히 누구를 위해 더 기다리는 것이며 누굴 위해 여기서 고통을 더 받아야 하나?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살겠다며 이렇게 결정을 해 놓고도 여기 이 자리에 또 멈춰서 있다”며 서신 중간 중간 격한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3년 동안 이 낯선 미국땅에서 정말 처절하리만큼 비참한 생활을 했다. 배고픔을 참아가며 언젠가는 나를 둘러싼 의혹들과 진실을 밝히겠다며 정말 이를 악물고 오늘까지 버텨왔다. 지금까지 바보처럼 입다물고 살았다. 귀국은 잠시 늦췄지만 적당한 시기가 되면 꼭 한국으로 돌아가 검찰조사를 받고 비디오 유출과 관련해서도 빠짐 없이 밝히겠다”고 자신의 의지를 전달했다.

아울러 “주변에서 많이 말렸다. 백지영의 이번 활동이 정리되어 갈 때까지만 참아달라고. 사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고 본인의 귀국 의지가 확고해 설득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백지영의 활동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고, 또 이런 저런 오해를 사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하니 귀국 시기를 늦추겠다는 결정을 하더라”는 게 김시원의 입장을 대변한 측근의 전언이다. 김시원은 지난 10일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지영이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는 없지만 이곳 생활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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