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진, 조성모, 송강호 등 술자리서 주먹다짐으로 구설영화배우 P씨·C씨, 술만 마시면 ‘두 얼굴의 사나이’로 유명한 달이 멀다하고 터지는 것이 연예인들의 술자리 구설수다. 더욱이 술김에 주먹이라도 휘둘러 경찰서 문턱을 넘는 순간 그들의 행적은 낱낱이 밝혀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연예인이지만 취중 실수 한번이 만천하에 알려져 질타를 받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하소연 해봤자 소용없는 일. 최근에도 연예인들이 연루된 술자리 폭행 사건이 몇차례 불거졌다. TV 속에서 혹은 스크린에서 예쁘고 멋진 모습만 보이다 스타일 완전히 구기는 이들의 ‘속 쓰린’ 사연을 모아봤다. ”언제 술이나 한 잔 하자”는 기자의 요청을 단호하게 뿌리쳤던 중견 개그맨 C씨. “요즘 술 안 마셔요. 술 끊고 새 삶 살려구요”라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이유를 대는 그의 말투가 너무나 ‘의미심장’해 사유를 물어본 기자는 그의 금주 선언에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알고 보니 C씨의 입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술 끊었다”는 소리가 흘러 나왔단다. ‘술’ 소리만 나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C는 옆 좌석에 앉은 후배들에게 “그 동안 제들이 나 때문에 고생 좀 했다”며 어깨를 다독인다. 그러자 후배 개그맨들은 “그냥 잘 하라고 충고하시는 거였다”, “그래, 하지만 그것이 뼈 속까지 파묻혀 병원에 가야 할 때도 있었잖아”라며 자기들끼리 깔깔거리고 웃는다.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다 지난 일”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고 웃는 C와 후배들이었지만 당시에야 어디 그랬겠는가? C는 술에 취하면 꽤나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특히나 선후배 서열이 엄격하기로 소문난 개그계에서 멋모르고 C씨와 연거푸 잔을 마주친 후배들이 두려움에 떨며 술자리를 황급히 피했을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C의 주사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수년전의 일이지만 거나하게 취해 귀가하던 중 행인과 반말시비 끝에 주먹다짐까지 해 경찰서 신세를 지고 각종 신문에 이름을 올린 일도 있다.

C는 “그거 먹을 땐 좋지만 정신 차리고 나면 괴롭다”며 “이제는 입에도 안 댄다”고 털어놓았다. 쉽지 않은 결심을 한 C의 ‘금주 프로젝트’는 아직 이상 없이 진행중이다.터프한 이미지의 조연급 연기자 P씨. 평소에도 화끈한 성격으로 유명한 그는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간 후에는 그 화끈함이 정도를 벗어날 정도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엄청난 주량을 자랑하는 그의 얼굴이 붉어지면서부터는 일단 ‘감정 오버’ 상태로 보면 된다. 옆에서 살짝만 건드려도 폭발하기 때문에 그를 아는 지인들은 “술자리에서 P의 표정을 항상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모르고 언쟁이라도 벌였다가는 봉변을 면키 어렵다는 게 그들의 말이다. 그래도 P씨와 절친한 동료 연기자 L씨가 있어 아슬아슬하게 불미스러운 일은 피해왔다. 눈치 빠른 L씨, 항상 P의 옆에서 ‘감정 오버’ 상태를 가장먼저 캐치하고 험악한 분위기를 특유의 재치로 무마시키곤 했다.

술자리에서 유독 손버릇이 나쁘기로 소문난 영화배우 C씨는 사적인 모임에도 항상 매니저를 대동한다. 그날 매니저의 역할은 ‘술자리 보디가드’. 매니저는 C씨의 언성이 높아질라치면 항상 그의 옆자리로 가 아무소리 없이 주사를 받아주는 역할을 한다. 다른 사람에게 C를 맡겼다가는 여지없이 한바탕 소동이 벌어져왔기 때문이다. 비단 술자리 구설수는 남자 연예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가수 A양. 수년간 호스트바를 제집 드나들 듯한 그녀는 배짱 좋게 있는 대로 술을 시켜놓는 게 버릇이다. 그러나 새벽녘이 돼서 술자리를 파할 때쯤이면 그 배짱은 온데간데 없어진다. 인사불성이 된 A양은 계산서를 들이미는 직원에게 항상 “다음에 줄게“를 외치며 애원한다고 한다. 그렇게 A양의 외상술값은 차곡차곡 쌓여갔고 급기야는 호스트바 종업원이 소속사 사무실까지 찾아와 ‘외상 술값’을 받아 가는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A양은 당시의 소속사와 결별했다. 최근 젝스키스의 멤버였던 이재진이 한 시각 장애인을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또, 가수 조성모와 축구 스타 고종수가 취중에 ‘위기 일발’ 상황까지 갔던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고종수는 조성모와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은 후 또 다시 가수 김지현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폭력 시비’에 휘말려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영화 ‘실미도’의 쫑파티에 초대받은 송강호와 김상진 감독이 심각한 몸싸움을 벌여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후에야 흥분을 가라앉혔다는 일도 관계자들이 쉬쉬해 왔지만 누군가에 의해 외부로 알려졌다.이들 모두 술김에 벌인 한번의 실수로 인해 이미지는 상당히 실추됐다. 본인들도 적잖은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몇몇 연예인들은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마련해 놓기도 한다. 청담동이나 논현동 일대에 조용한 카페를 얻어 그곳에서만 친구들과 어울린다. 물론 외부인은 절대 출입금지. 취중에 벌인 자신의 행동이 외부로 새나가지 않게 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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