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알뜰창업’이 부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할 때 본사가 제공하는 절차 중 필요한 부분만을 채택해 불필요한 비용은 걷어내고 창업자 개인에 맞게 맞춤형으로 창업하는 것을 말한다. 알뜰하게 창업할 수 잇는 리모델링 창업과 자율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해 알아본다.

보통 자영업을 창업할 때는 점포 운영 경험이나 메뉴 개발 능력이 없는 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을 하게 된다. 프랜차이즈(Franchise)는 가맹점을 운영하는 가맹점 사업자는 가맹본부가 정한 영업표지를 사용해 식자재 공급, 영업활동과 교육지원 등을 통해 일정한 품질기준과 영업방식에 따라 상품을 판매, 가맹비와 로열티 등 이에 대한 대가를 본부에 지급하는 관계를 말한다. 과거에는 초보 창업자들이 입지선정, 실내·외 공사, 교육, 개점 준비, 식재료 공급, 홍보·마케팅 등 모든 과정을 가맹본부에게 전적으로 서비스를 받는 ‘풀 서비스 프랜차이즈(Full Service Franchise)’를 선호했다. 가맹본사가 점포와 아이템 선정부터 개점 등을 일괄적으로 지원하고 점포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지도하기 때문에 일반 창업보다 성공률이 높고, 과정이 편리한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프랜차이즈 서비스를 부분적으로 선택해 창업하는 맞춤형이 각광받고 있다.

알뜰창업은 점포비를 포함한 총 창업비를 1억 원 미만으로 투자하는 생계형 창업자나 업종전환자 등이 주도하고 있다. 창업자들이 알뜰창업을 원하는 이유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큰돈을 들여 ‘대박’을 노리기보다 최소 비용으로 창업해 수익을 꾸준히 올리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맹 본사의 정보공개가 확산된 점도 한 몫 한다. 기존 점포의 시설과 주방·집기, 의·탁자 등은 최대한 그대로 사용하거나 최소한으로 하되 간판만 교체하는 식이다. 인테리어 시공은 생략하거나 본사의 표준디자인을 받아 점주가 자율로 한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주방집기나 그릇 등은 발품을 팔아 온라인 쇼핑몰이나 시장 등에서 구입한다. 가맹본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최근 간판만 교체해주는 소위 ‘간판갈이’나 기존 시설과 집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리모델링 창업’과 상호만 쓰되 매장 내 상품(메뉴) 구성이나 운영방식, 인테리어 등 가맹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자율프랜차이즈가 늘고 있는 이유다.

초기비용을 줄여라

업종 전환을 시도하는 창업자라면 리모델링 창업 패키지를 통해 초기 창업비용을 줄이면 된다. 두마리치킨전문점 ‘맛데이두마리치킨’은 최근 금액별 창업 서비스를 달리한 리모델링 창업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치킨집을 운영하다가 브랜드를 변경하거나 기존 점포를 인수해 개점하는 창업자는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집기 등을 그대로 살리고 간판교체, 인쇄물, 교육비 등 550만 원이면 창업할 수 있다. 여기에 주방시설과 집기까지 포함하면 950만 원, 인테리어를 포함하면 49.6m2(약15평) 기준 3800만 원이다. 본사가 제조와 유통 공장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고품질의 원육과 소스를 각 가맹점에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어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주는 가성비 높은 치킨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고객반응이 좋아서 동네상권이나 대학가 등에서 적은 비용을 들여 월 500만  원 이상을 꾸준히 벌려는 소자본 창업자들의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해물포차 ‘오징어와친구들’은 가맹비, 수족관, 오징어 껍질을 벗겨주는 ‘탈피기’, 회를 썰어주는 ‘세절기’ 등 필요한 비품만을 들여 최소 1490만 원으로 창업할 수 있게 했다. 닭발전문점 ‘본초불닭발’도 가맹비와 교육비, 인쇄물, 포장기계 구입 등을 포함 최소 800만 원이면 개점할 수 있다.

점포 운영에 자신이 있다면 인테리어, 상호, 운영 등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자율 프랜차이즈도 고려해볼 만하다. 자율프랜차이즈는 상호를 함께 쓰되 매장 내의 상품(메뉴구성)이나 운영방식, 인테리어 등에 대한 자율성이 보장된다. 기존 ‘풀 서비스 프랜차이즈’ 보다 본부와의 관계가 느슨하다. 떡볶이전문점 ‘버벅이네’는 경영 및 조리교육, 식자재 공급을 하고, 가맹점의 상호사용이나 인테리어를 점주 재량에 맡긴다. 로열티도 없다. ‘참숯불닭발 불떡볶이’와 ‘신사부대찌개&품격삼겹살’은 본사가 인테리어 표준을 제시하고 점주가 직접 시공할 수 있도록 한 자율공사제도를 운영한다. 주방집기와 설비, 의·탁자 등의 자유로운 구매도 가능하다. 자율 프랜차이즈는 유통업계에서 주로 채택하는 방식으로 공동조직 형태로 공동 구매나 홍보 등을 진행한다. 볼룬터리 체인(FVC: Franchise Voluntary Chain) 이라고도 한다. 본부와 계약을 맺고 상호, 내·외부 디자인, 매장유니폼 등은 통일하되 가맹점이 각기 점주로 경영 독립성을 유지한다. 편의점 아이지에이(IGA), 썬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편의점 ‘위드미’도 강화된 자율 프랜차이즈에 속한다. 계약 조건에 따라 가맹점과 본사가 인테리어와 시설집기 등에 투자하고, 점주가 영업시간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리모델링, 자율 프랜차이즈는 본사의 수익구조가 인테리어, 가맹비 등 오픈 수익 중심에서 가맹점 매출과 연동한 로열티나 물류수익 등에 무게를 두는 선진국 형태로 변화함을 시사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창업학 박사)은 “과거에는 자본력이나 인지도, 노하우 등이 열세인 중소 가맹본부가 가맹점 확산을 위해 기존 운영되던 점포의 간판만 교체하고 추가 비용 없이 업종전환을 유도하는 창업비용 가격파괴 전략의 일환이었는데, 장기불황의 여파로 창업시장이 극도로 침체되자 최근에는 브랜드 파워가 있는 중견 가맹본부도 리모델링 창업상품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가격파괴를 통한 공격적인 점포 전개 전략의 측면이 강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창업자는 시설이나 디자인의 통일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브랜드 효과는 낼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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