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황산벌> 세트장서 귀신출몰에 경비업체 직원 실신 소동<실미도>촬영장엔 인민군 귀신…이정현 음반엔 ‘귀신소리’연예계에는 유독 귀신을 봤다는 사람들이 많다. 영화 촬영장과 녹음 스튜디오는 귀신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정평’이 나있기도 하다. 최근에도 충무로와 여의도 방송가를 중심으로 으쓱한 공포체험담이 심심치않게 흘러나오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물론 홍보 전략의 일환으로 ‘뻥튀기’ 된 경우도 있지만 당사자들이 털어놓는 등골 오싹한 스토리는 공포영화를 방불케 한다. 그 이야기를 한데 모았다.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여고괴담 3-여우계단>의 배우들과 스태프가 겪은 귀신체험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이 영화의 주인공 박한별의 경험을 들자면 다음과 같다.

그녀는 지난 6월, 영화 촬영장소인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3층에서 촬영을 마치고 1층 현관으로 내려와서는 소스라치듯 놀랐다. 분명히 3층에서 인사를 나눈 스태프가 버젓이 현관에 서 있었기 때문. 더욱 놀라운 것은 “방금 현장에 도착했고 3층에는 올라가 본 적도 없다”는 그 스태프의 말이었다. 그렇다면 3층에서 보았던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송지효는 지난 4월 경기도 양수리 세트장 인근 숙소에서 잠을 자던 중 벽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고 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소리는 며칠째 계속됐고 공포감에 휩싸인 송지효는 결국 매니저의 방으로 잠자리를 옮기는 수밖에 없었다. 그밖에도 <여우계단> 촬영팀은 카메라에 이상한 물체가 잡히거나 아무런 외부 충격없이 소품이 스스로 흔들리는 등 기이한 체험을 여러차례 했다고 한다. 영화 <황산벌> 촬영지에서 벌어졌던 귀신출몰 소동도 충무로에서 화제다. 얼마전 영화 세트장을 지키던 경비업체 직원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정체 모를 손길 때문에 기절까지 하는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처음에는 동료 직원인 것으로 알고 “장난치지 마세요”라며 넘어갔던 이 직원은 계속해서 자신의 목덜미를 스치는 손길에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곧바로 동료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고 “난 피곤해서 차에서 쉬고 있다”는 동료의 말에 그만 기절을 하고 말았단다. <황산벌> 세트장에는 그와 동료 단 둘만이 경비를 서고 있었었던 것. 과거 무덤터였다는 이곳에서는 밤이면 여자아이들이 주절대는 소리와 꽤 시끄러운 발자국소리가 불규칙적으로 들려오기도 한다는 것이 경비원들의 말이다. 북파 공작원들의 비극적인 말로를 다룬 영화 <실미도>에서 부대원 ‘찬석’으로 출연중인 배우 강성진은 촬영 스태프가 찍어준 휴대폰 카메라 사진을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익살스러운 표정인 자신의 바로 뒤에 험악한 인상의 사내가 서 있었던 것. 당시 사진을 찍어준 스태프에게 “뒤에 아무도 없었는데…”라는 말을 들은 강성진은 한동안 넋을 놓고 서 있었다고. 또, 어느날은, 단역 연기자 중 한 명이 막사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는데, 누군가 목을 조여오는 것 같아 눈을 떴다가 인민군 복장을 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고 한다. 그는 피곤해서 헛것을 봤구나라고 여겼지만 동료들과 얘기를 나두던 중 인민군 복장의 귀신을 본 사람은 자신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후 촬영장 주변에는 “실미도 부대원들의 원혼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사실 영화 촬영지인 인천 실미도에서 귀신을 봤다는 얘기는 촬영이 시작되기 전부터 인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나돌던 소문이다. 가수들의 녹음 스튜디오에도 촬영장 못지 않게 귀신이 자주 등장한다.

가수 이정현은 얼마전 한 방송에서 자신의 2집 타이틀곡 ‘너’에 귀신소리가 녹음됐음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이정현의 주장에 따르면 음반에 ‘아이야~’라는 소리가 녹음됐는데 그것이 바로 귀신의 목소리라는 것. 이정현은 “녹음실에는 나 외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남자의 목소리가 들어가 매우 놀랐다. 당시 앨범 발매일이 다가와 수정도 못하고 그대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는 톱가수들이 즐겨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잦은 귀신 출몰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여가수들이 녹음실에 혼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 할 정도. 이곳에서 녹음을 한 옥주현과 장나라는 혹시 귀신이 나타날지 모른다며 녹음실 안까지 매니저를 대동해 들어갔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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