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가 급상승 중인 신예 최하나. 현 소속사와 전속 계약문제로 잡음이 일고있다. 지난7월25일 남자친구이자 매니저 역할을 해온 이모씨 강도상해 사건과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강남경찰서에 출두한 윤혜정. “있는 힘 다해 키워 놓으니 배신하다니”vs “해준게 뭔데” 최근 신인탤런트 윤혜정·최하나 등도 소속사 이적 싸고 논란”돈 뜯기고 몸도 뺏겼어요”라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신인 연기자들의 하소연이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가 하면 근래에는 “있는 힘 다해 키워놓으니 배신을 해~”라며 울분을 삭이지 못하는 매니저들의 목소리까지 불거져 연예계의 고질적인 폐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스타가 되기 위해, 혹은 스타 하나 만들기 위해 발버둥치는 ‘힘없는’ 이들이 서로를 헐뜯으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그 이면을 들여다봤다.

최근 KBS2TV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인기코너 ‘장미의 전쟁’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신인탤런트 윤혜정이 전 남자 친구이자 매니저 역할을 맡아온 이모씨의 강도상해 사건에 휘말린 바 있다. 아직 경찰수사는 진행중이다. 당초, 이 사건이 매니지먼트 사업과 치정으로 얽힌 갈등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경찰은 윤혜정 및 피해자와 매니지먼트 사업으로 마찰을 일으켜온 L씨, 프리랜서 매니저 J씨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나는 이 사건과는 절대 무관하다”는 것이 윤혜정의 말이다. 하지만 피해자 이씨 가족이 “이번 일은 윤혜정의 연예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을 내놓아 사건과 관련한 의혹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L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나와 윤혜정의 전속계약 체결을 방해할 목적으로 꾸민 자작극”이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조만간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범인이 잡히면 그 적나라한 속내가 드러나겠지만 결과가 어떻게 되든 윤혜정은 이번 일로 주변에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게 됐다. 우선 본인도 ‘장미의 전쟁’에서 퇴출됐다.

뿐만 아니라 이미 촬영해 놓은 녹화분 전체가 삭제 됐고 출연진도 전원 교체됐다. 또, 얼마전에는 윤혜정과 같은 ‘장미의 전쟁’에 출연한 신인 최하나가 소속사로부터 피소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녀의 소속사 유앤아이 엔터테인먼트(대표 백영묵)는 “최하나와 지난해 11월 4년간 전속 계약을 맺었으나 그는 소속사에서 제의하는 일거리를 모두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계약파기를 위한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주장하며 “최하나를 상대로 연예활동 중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유앤아이 측은 “최하나의 활동을 위해 기용한 매니저 및 코디네이터 등의 인건비를 포함해 총 1,300만원을 투자했다”며 “위약금과 함께 사무실이 제공한 일을 하지 않아 입힌 손실에 대해서도 보상을 요구하겠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최하나는 “소속사는 한 일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최하나 역시 ‘장미의 전쟁’ 코너를 통해 얼굴을 알렸고 현재 다음 카페의 팬클럽에만 8만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지난 6월에는 연예인 매니저 김모씨를 납치해 폭행한 혐의로 연예기획사 직원 24살 양 모씨 등 4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양씨 등이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가수 지망생 이모(22살)씨가 자신들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기획사 소속의 매니저 김씨와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강도 상해에 폭력, 법정공방까지, 갓 데뷔한 신인들과 매니지먼트사의 말썽이 잇달아 불거져 나오자 연예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물의를 일으키는데, 좀 뜨고 나면 어떻겠느냐?”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도대체 신인연예인들과 군소매니지먼트사는 어떤 관계에 있길래 이처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소속사 측이 일방적인 계약파기라며 제기하는 소송에 맞서는 연예인은 항상 “소속사가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피해를 보았다. 사실상 계약파기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을 펼친다.

물론 어느정도 사실인 경우도 많다.하지만 신인의 위치에서 소속사가 최대한 노력한 점은 차치하고 자신이 원하는 정도의 활동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소속사를 옮겨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좋은 기획사 있으면 좀 소개시켜주세요. 이름이 있는 곳은 쉽게 받아주지도 않는데, 작은곳은 어디 믿을 수가 있어야지요. 하도 당해놔서.”방송 드라마에 단역으로 몇번 출연한 경험이 있는 신인연기자 송모(23)양의 넋두리다. 그녀는 “출연 기회를 보장하겠다며 먼저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그걸 당연하게 여길 정도다”라고 말한다. “드라마에 출연시켜주겠다”, “유명 PD와 잘 아는 사이다”라며 송양에게 접근한 매니저는 그녀가 부모님을 졸라 타낸 돈 기백만원만 가져가고 아무런 대가도 주지 않았다. 그녀가 잡은 출연기회는 모두 스스로 찾아 나선결과였다. 노골적으로 성상납을 거론하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니저를 자칭하며 다가오는 사람이나 군소매니지먼트사는 모두 믿을 수 없게 됐고 믿을만한 사람에게 소개를 부탁하고 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 송양의 요즘 상황이다.

반면, 매니저로 성공해 보고 싶은 욕심에 “수년째 내 돈 써가며 메달리고 있다”는 매니저 김모(35)씨. 그는 “연예 지망생들이나 신인들만 사기를 당하는 게 아니라니까요”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2년전 가수로 활동하겠다는 한 남자를 만나 매니저일을 맡기로 했다. 주로 그들의 계약 방식은 앨범 하나에 대한 홍보나 몇번의 출연 기회 제공 등을 조건으로 한 일시적인 것이다. “사실 계약서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다보니 추후에 계약금을 못 받는 경우가 많죠.선불을 받으면 좋겠지만 실상이 어디 그런가요. 홍보비 등으로 받기로 한 돈을 나중에 달라고 하면 ‘한 게 뭐 있느냐?’는 식입니다. 정말 기절할 노릇이죠. 열심히 PD들에게 음반돌리고 신문사 드나들고 하면서 발품 판 것만 해도 어딘데….아시겠지만 밥이라도 한끼 사다보면 돈이 들어가야 하는데, 결국 나에게 돌아온 것은 카드값밖에 없더라구요.” 연예계 관계자들은 “체계화되지 않은 스타 시스템이 낳은 병폐”라며 “불미스러운 일들이 자꾸 벌어져 연예계에 대한 인식이 날로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며 한탄했다. 아울러 “연예계에 관심이 있는 지망생들은 불공정 계약을 맺는 기획사 등을 잘 판단해야 하고 신분이 확실치 않은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는게 상책이다. 또, 매니저들은 개별적인 매니저 활동을 하더라도 체계적이고 검증된 계약서 작성을 필수요건으로 삼아야 할것”이라고 충고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