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조폭은 비켜라, 경찰이 나선다”.최근 한국영화계의 ‘경찰 신드롬’이 불고 있다. 1∼2년 전까지만해도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캅스 무비’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조폭 마누라’, ‘달마야 놀자’ 등 조폭영화가 한국영화의 주류를 이뤘지만, ‘살인의 추억’, ‘와일드 카드’등 한국영화에 형사물이 대거 등장,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살인의 추억’은 지난 4월 말 개봉돼 현재 최고의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또 다른 ‘캅스무비’인‘와일드 카드’와 ‘튜브’등도 잇달아 개봉됐다.

이들 영화들이 ‘조폭마누라’의 성공과 함께 바람 불었던 이른바 ‘조폭 신드롬’을 재우고 ‘캅스 신드롬’을 일으킬지 자못 관심거리가 되고 있는 것.80년대 중후반에 일어났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살인의 추억’은 경찰들의 세계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다. 범인 추적과정에서 경찰들의 인간적 고뇌와 감정선의 변화를 치밀하게 그려냈다는 것이다. ‘와일드 카드’는 강력반 형사들의 사건 해결과정을 리얼하게 그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할리웃 블록버스터에 맞서고 있는‘튜브’는 지하철의 초스피드 액션영화를 표방하는 한국판 블록버스터. 과거에도 ‘캅스 무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93년작‘투캅스’는 비리·청렴 경찰을 내세운 버디무디로 빅히트를 기록, 이에 힘입어 3편까지 제작됐다. 이와 함께 ‘인정사정 볼 것 없다’,‘공공의 적’등이 각각 다양한 형사상을 담아 인기를 끌었다.그러나 최근 개봉된 영화들이 좀더 경찰들의 세계를 가감없이, 또 진지하게 그렸다는 점에서 과거 영화와 그 궤도를 달리하고 있다.‘조폭영화’로 인해 청소년들이 조폭을 선망하는 사태를 빚고 있는 상황에서 ‘살인의 추억’등 ‘캅스 무비’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영화인들의 관심거리다.경찰의 한 관계자는 “과거 영화에서 형사들은 비리의 온상처럼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영화에서는 인간미를 강조하고 있어 긍정적이다”라며 “이를 통해 조폭신드롬 등이 가라앉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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