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인근에서 만난 부동산중개업자 K씨는 요즘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한적한 카페 자리를 물색 중이라고 했다. “장사를 할 건데 눈에 안 띄는 곳에 얻으면 쓰나요?” 이상하다 싶어 물어보니 “연예인이 얻는 것이거든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그의 다음 말이 궁금해졌다.

아지트 삼기 위해 은밀한 곳에 카페 차리기 일쑤
결혼한 중견 여가수 A씨 남자 방송인과 동거설

“연예인 누군데요? 연예인은 뭐 돈 벌기 싫대요? 그런 곳에 카페를 차리게…”“누군지는 절대 말할 수 없구요. 모르시나봐요. 그런거 논현동이나 청담동 근처에 몇 개 있는데… 돈벌려고 차리는 거 아니죠. 자기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아지트라 생각하면 돼요.”“그럼 일반 손님은 안 받나요?”“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편하게 즐기고 싶어서 거액 들여 공간을 마련했는데 일반 손님 받겠어요.”

K씨는 끝까지 카페를 얻으려는 연예인이 누군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일부 연예인들은 자신의 사생활 근거지인 강남 일대 한적한 곳에 카페를 얻어 은밀한 모임을 유지해 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논현동이나 청담동은 연예인이 많이 사는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나마 마음 편하게 술 마시고 유흥을 즐기는데 적격인 지역이라고 여기는 곳이기도 하다. 몇해전 탤런트 S양이 기자와 함께 압구정동 거리를 거닐며 “이곳에 자주 오냐?”고 묻자 했던 말이 기억난다. “여기 아니면 청담동을 주로 가요. 이렇게 걸어 다녀도 사람들이 별로 쳐다보지도 않고 사인 해달라며 오는 사람들도 별로 없으니까요. 이쪽 사람들은 연예인이 지나 다니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 있어요. 그래서 우리도 여기가 편해요.”사실 S양도 인기스타는 아니지만 얼굴이 상당히 알려진 미녀 탤런트 겸 방송인이었는데 그날 10여분 이상 거닐었던 거리에서 사인을 해달라고 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유흥을 즐기는 곳이다 보니 스캔들이나 무슨 무슨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발생한다. 이번 유흥업자 서모씨 피살 사건만 해도 그렇다. 그가 운영했던 M가라오케는 논현동에 위치해 있고 유명인사들이나 연예인들이 자주 드나들던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인근 노점상 주인은 “여기 있으면 얼굴 알만한 사람들 수시로 봐. 이제는 뭐 신기하지도 않습디다”란다.사실 이 지역에 누가 사는 지는 부동산중개업자들만큼 훤히 꿰고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지역적인 특성상 상류층을 상대하다보니 그만큼 서비스 정신도 투철해야 한단다. 그 서비스 정신이란 것의 첫 번째가 ‘보안유지’, 즉 ‘입단속’을 일컫는다. 때문에 그들에게 어떤 연예인이 혹은 유명인이 여기서 누구와 어떻게 사는지 등등 깊은 ‘속사정’을 듣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몇몇 얘기들을 접할 수는 있었다.이 지역은 고가 주택이더라도 전세나 월세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고 한다.

첫 번째 부류가 연예인이고 두 번째가 유흥업소에 나가는 여성들이다. 이들은 보통 4~6개월 정도 되면 집을 옮기게 마련이라는데.논현동, 청담동 일대에서 오랫동안 일했다는 부동산 중개업자 J씨는 “우선 연예인인 경우에 팬들이 찾아오고 그러니까 이웃 주민들이 항의하고 그래서 옮기는 거죠 뭐. 실제로 가수 박모씨 같은 경우엔 여기 논현동 청담동 일대에 한 네개 정도 있을 겁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로요. 처음 집을 내가 알선했는데 나중에 가봤더니 거기에 무슨 학교 있는 줄 알았다니까요. 왠 여학생들이 그리도 많은 지…”라고 했다. 그래서 가수 박모씨는 6개월 간격으로 이집 저집을 옮겨 다니며 생활한다고 한다.

J씨는 여러번 망설이다 다음 말을 이어갔다. “미혼이거나 불륜인 남녀 연예인이 동거 생활 하는 경우도 있는데, 꼬리가 잡힐 만하면 옮기고 또 옮기고 하는 경우도 있긴 하죠. 최근에는 결혼한 것으로 알려진 중견 가수 A가 한 아파트를 얻었는데, 남자 방송인과 함께 사는 것 같더라는 말이 들리던데…”돌아오는 길에 전세 값만 해도 보통 수억원대라는 그 지역 아파트를 둘러봤다. 최상급 경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신분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는 입구에서부터 출입이 통제돼 있었다. 몇몇 유명인들은 그렇게 철두철미한 경비 시스템도 모자라 앞뒤로 블라인드를 쳐 밖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그 안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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