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추징금 입장 표명 거절에 중계차 보내지난 2일 KBS 2TV 신설프로그램인 ‘생방송 시민프로젝트 나와주세요”가 전두환 전대통령의 추징금 문제를 주제로 방송했다. ‘시민 프로젝트 1- 추징금 미납자, 전두환씨를 불러내라!’ 편은 방송과 함께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25일 KBS 정연주 사장 명의로 초청장을 보내 전두환 전대통령이 방송에 나와 추징금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전씨가 이를 거부한 터라 2일 밤 11시 5분부터 40분가량 연희동 집앞에서 카메라 시위를 벌이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이날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전씨의 자택으로 들어서는 골목 입구에 40여명의 전경을 배치했고 전씨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씨의 답변을 듣는데 실패한 것이다.

그리고 “이날의 방송은 방송사의 일방적인 횡포이며 여론몰이식 인민재판”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러 실속 없이 꾸며진 프로그램 진행상의 문제점들도 지적되고 있다.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은 두 가지 오류를 범했다. 우선 대상의 옳고 그름을 떠나 한 사람의 집에 제멋대로 출연 요청서를 보내고 확답 여부에 관계없이 사택을 카메라에 담은 것은 사생활을 침해한 것이다. 그리고 시민프로그램이라는 말로 국민을 대표하는 것처럼 위장해 자신들 목적을 세우는데 사용한 것은 국민의 이름을 도용한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추징금, 당연히 받아야한다. 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안나올 거란건 누구나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이고 제작진도 이미 다 알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안 나올 거 알면서 중계차 보내놓고 스튜디오에서 부르는건 무슨 행동인지… 시청자들 놀리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추징금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만약에 받으면 그 돈은 국고에 환수, 어떤 쓰임으로 쓰이면 좋겠다든지 하는 토론이 더 유익했을 듯하다”고 피력했다.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제작된 이 프로그램이 이와 같은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잘못된 부분은 수정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본연의 기획의도를 살리는 길일 것이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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