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양수리 종합 촬영소 내 흉가세트에서 추격신을 찍던 중 감독 및 배우 스태프들이 추락 사고를 당해 잠시 중단됐던 <낭만자객> 촬영이 25일 재개됐다. 신정원 비주얼 수퍼바이져는 현재 수술을 받고 입원중이지만 윤제균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은 다시 촬영에 합류했다. 그러나 4m 높이에서 떨어진만큼 윤제균 감독은 심한 타박상으로 걷는데 다소 불편이 있고 배우 최성국 역시 다리를 다쳐 병원측에서는 뛰는데 최소 한 달, 걷는 데만도 일주일 이상의 휴식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 소견을 낸 상태다.

그럼에도 이들이 목발을 집고 촬영을 감행해 주변의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나온 윤제균 감독을 비롯한 배우와 스태프들은 이틀 정도 휴식을 가진 뒤 촬영에 돌입했다. 가족들은 물론 제작사와 투자사 측에서도 좀 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이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윤제균 감독은 보란 듯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당일 촬영준비를 지시했다. 병원에서는 휴식이 불가능하다면 사고의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휠체어라도 사용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윤제균 감독은 끝까지 “멀쩡한 데 휠체어는 무슨 휠체어냐”며 목발을 짚고 이동해 주변인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이러한 모습에, 함께 사고를 당해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피멍이 든 여배우 신이와 머리를 십 여 바늘이나 꿰맨 일부 스태프들도 서로를 격려하며 촬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편, 좀 더 안정을 취한 후 나오라며 휴식을 강요당했던 최성국 역시 목발을 짚은 채 현장에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최성국은 촬영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하루 8대의 근육 주사를 맞으며 고통을 참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윤제균 감독은 현장에 온 최성국에게 호통을 쳐 병원으로 돌아가게 하려 했지만 평소에도 제2의 감독이라 할만큼 현장에서 온갖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던 최성국은, “내가 없는 데서 어떻게 촬영이 가능하냐~”며 능청을 떨었다고 한다.목발을 짚은 채 모니터 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윤제균 감독과 최성국을 본 현장 스태프들은 ‘목발 브라더스’라는 별명을 붙였고, 두 사람의 목발 투혼으로 인해 침체돼 있던 현장 분위기는 다시 고조됐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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