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형·김래원·정유석, 오랜 무명 생활 거친 대기만성형김빈우<산장미팅>·박한별<여고괴담>서 ‘벼락스타’로 급부상현란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뜨고 지는 스타의 세계. 오랜 무명생활을 참아내고 마침내 스타에 등극한 대기만성형 스타들이 있는가 하면 말 그대로 벼락 스타도 많다. <옥탑방 고양이>의 김래원이나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김서형 등은 수년간 무명으로 지내오다 마침내 그 진가를 발휘한 경우. 반면 혜성처럼 등장해 단번에 스타덤에 오르는 연예인들도 있다. <여고괴담>의 박한별, <산장미팅>의 김빈우 등은 말 그대로 ‘벼락스타’로 손꼽힌다. 하지만 스타가 되기 위한 노력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다. 데뷔에서 스타가 되기까지 그 우여곡절을 취재했다. 최근 개봉된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은 에로영화를 찍어 오던 봉만대 감독의 첫 충무로 입성작이라 많은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그 유명세 못지않게 리얼하고 적나라한 섹스신을 연기, 입소문에 오른 여배우가 바로 김서형(27). 그녀는 지난 4월 말 모 영화사이트 검색 순위 1위로 등극했다. 하지만 그 전까지 그녀의 검색순위는 140위 안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미미했다. 그녀의 인기를 증명하는 단적인 예이다. 김서형은 KBS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데뷔연도는 1995년. 그간 <찍히면 죽는다> <베사메무초>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줘> 등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모두 조연에 불과했다. 그녀는 <맛있는 섹스…>를 통해서 자신을 알리기까지 무려 8년이라는 긴 무명세월을 겪어야 했다. 그녀의 영화출연은 봉만대 감독과의 첫 대면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후문. 훤칠한 키에 긴다리, 군살이 없는 몸매가 ‘딱’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영화촬영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몸에 바르는 초콜릿’을 아이디어 상품화해 어렵게 제작비를 마련, 3개월 후에 다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하마터면 고진감래 끝에 잡은 천운을 날릴 뻔한 셈이다.

최근 ‘동거 신드롬’까지 일으키며 청춘 남녀에게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의 김래원(22)도 오랜 시간을 견뎌내어야 했었다. 그 역시 지난 1997년 청소년 드라마 <나>로 데뷔, <순풍산부인과>, <도둑의 딸>, <달콤한 신부>, <전설의 고향> 등에 출연했지만 특별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다. 특히 최근 출연작이었던 미리시리즈 <내사랑 팥쥐>와 <눈사람>에서 조차도 그의 역할은 주인공의 그림자에 가려왔다. 하지만 그간 꾸준히 쌓아왔던 연기력을 바탕으로 마침내 <옥탑방 고양이>에 캐스팅돼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 최근 3개월 단발에 1억2,000만원이라는 많은 금액으로 모 제과회사의 CF모델이 되는가 하면 광고전문 인터넷 방송국에서 이용자 800여명을 대상으로 ‘최고의 커플’을 조사한 결과 남자 상대로 김래원이 뽑힌 것. 앳된 나이의 청소년 연기자가 톱모델, 최고의 남자 배우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SBS 드라마 <선녀와 사기꾼>에서 사기꾼을 쫓는 형사역을 맡은 정유석 역시 대표적인 늦깎이 스타다.

무려 15년 만에 ‘제대로 된 연기’를 하고 있기 때문. 드라마 사상 최고의 히트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올인>에서 보스를 배신하는 조폭의 중간 두목 역을 맡았던 그는 당시 많은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감초같은 조연으로 사랑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 뒤이어 <선녀와 사기꾼>에 캐스팅되면서 그간의 무명생활을 일거에 씻어내게 됐다. 18살의 나이에 1989년 KBS 특채로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성장느낌 18세>로 데뷔한 후 <한강뻐꾸기>, <열정시대>, <민들레> 등 지금은 이름조차 희미한 드라마에 조역으로 잠깐씩 출연을 했었다. 특별히 키가 큰 것도 아니고 ‘꽃미남’ 스타일도 아니어서 개성있는 역할을 맡기도 힘들었다. 그러던 것이 SBS <올인>의 유철용 PD의 눈에 들었던 것. ‘착한 이미지의 악역 연기자’를 찾던 차에 그가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최근의 주가를 놓칠세라 정유석은 요즘 담배도 끊고 연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벼락스타’로 떠오른 연예인들로는 김빈우와 박한별이 있다. 김빈우는 2003년 초 KBS-2TV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을 통해서 떠오른 최고의 신예. 2002년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본선까지 올라갔지만 아쉽게 탈락을 했었다. 하지만 관계자들로부터 ‘방송인으로서의 자질이 훌륭하다’는 평까지 받았었다. 그후 그녀는 장미의 전쟁에 출연, 남성출연자들과 남성 시청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고 팬카페가 개설되자마자 7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확보, 기염을 통했다. 이러한 인기를 등에 업고 케이블TV MTV에서 ‘빈우의 함께가요’를 진행하는 동시에 SBS TV ‘한밤의 TV연예’의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드디어 탤런트로 변신, MBC TV 아침드라마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에서 사고뭉치 고선생 역할을 맡고 있으며 어느덧 10만에 가까운 팬카페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그녀는 깜찍한 외모에 톡톡튀는 말솜씨, 그리고 청순가련한 이미지가 최고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공포영화 <여고괴담3-여우계단>에서 주인공 김소희 역을 맡은 박한별(19)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 맴버 양현석의 눈에 띄어 ‘양군기획’에 소속되면서 데뷔시기를 저울질 해왔었다. 그러던 중 가수 신승훈이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여자 주인공을 찾던 중, 전격 캐스팅돼 화제를 뿌리며 데뷔를 했다. 당시 무려 500:1의 높은 경쟁률이었으나 신승훈은 박한별의 프로필 사진만 본 채 ‘무조건 이 아이를 선택하겠다’고 했던 것. 그 후 박한별은 여고괴담에 출연하면서 연예계의 집중조명을 받았고 제7회 부천영화제에서 ‘페스티벌 레이디’에 뽑히며 주가를 한층 높였다. 페스티벌 레이디는 그간 강수연, 추상미, 진희경, 배두나 등 현재 정상급 스타들이 거쳐갔던 자리. 그만큼 박한별의 가능성을 높이 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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