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스타 하리수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www.harisu.com)에 “성전환자이기 때문에 대학입시에서 떨어진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남겨 논란을 빚고 있다. 하리수는 ‘힘들고 너무 슬프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난생 처음 치른 대학입시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났다. 작년에 법적으로도 여자로 인정받고 정말 평범한 여자의 삶을 살기를 원했는데. 아직까지 성전환자는 대학에 갈 수 없는 건 가 보다. 범법자도 학교에 갈 수 있다고 하는데 나에겐 그런 학습권도 없는 것 같다. 편견의 희생양이 된 느낌이다”라며 한양대학교 측의 불합격처리에 실망감을 표현했다.

그는 지난 2일 한양대 연극영화과 2004학년도 수시모집에 낙방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같은 날 밤 이같은 속내를 밝혔다. 아울러 하리수의 소속사인 TTM엔터테인먼트 측 역시 “하리수가 인지도나 방송출연 경험 등 각종 경력 면에서 합격자명단에 있는 몇몇 인물들보다 앞선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떨어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불만섞인 의사를 전한바 있다. 하리수의 이와 같은 주장을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하리수의 활동 사항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냉정한 평가였기 때문에 학교측의 편견이 작용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과 “인기 있는 연예인을 뽑는 게 아니라 연기에 재능이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전형에 응시해 놓고 인지도를 따지며 불이익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되고 있다.

이에 한양대학교 측은 “입시를 한두해 치러본 학교도 아닌데 하리수씨의 주장이 말이 되느냐? 수시전형에도 철저한 규정이 있고 그에 따라 평가한다. 하씨의 주장은 한양대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며 불쾌해했다. 이 학교 입학관리실장인 최재훈 교수는 지난 7일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연기재능우수자전형에 응시한 하리수씨는 합격점에 미달됐기 때문에 불합격처리된 것뿐이다. 그럼에도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터무니없는 소리다”며 하리수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최 교수는 “연기재능우수자전형은 말 그대로 연기에 대한 재능을 평가해 당락을 가리는 것이다. 본교가 인정하는 영화상, 영화제, 연극제, TV연기상 수상자이거나 영화 또는 TV드라마에서 주연급으로 일정 횟수 이상 출연해야 한다는 규정이 지원자격 요건으로 명기돼 있다. 하리수씨는 연기 재능을 평가하는데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연예·오락 프로그램에는 출연을 많이 했지만 영화나 드라마 출연횟수는 지원자격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 외에 면접과 학업계획서를 통한 평가도 점수에 반영했지만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교수는 “총3명을 뽑았는데 그들은 모두 드라마나 영화 출연 횟수 등에서 규정에 충분히 부합되는 응시자들이었다”고 덧붙였다.

하리수 측이 인지도를 놓고 일부 합격자와 비교하는 것에 대한 일침인 듯했다. 한편, 하리수의 소속사는 한양대 불합격 소식을 접한 후 “괌 소재 미국의 사립대학인 AIU(American International University) 연극영화과에서는 장학생으로 선발됐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오는 가을학기부터 등록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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