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세계경제포럼은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사회 부문의 리더들이 모여 국제적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는 독립적 국제기구다. 이러한 포럼의 창시자인 저자 클라우드 슈밥은 프리부르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스위스 연방공과대학교에서 공학 박사, 하버드대학교 케네디 공공 정책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이 시대 진정한 지식인이다.

이 주에 소개되는 책은 이 시대 가장 핫한 화두로 떠오른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 논한 ‘제4차 산업혁명은 무엇인가?’,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공익을 위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제시한다.
전 세계 산업, 사회, 문화 부문에서 ‘21세기 판 르네상스’를 불러올 신혁명에 대해 최초로 논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1부는 총 세 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4차 산업혁명의 개요와 이 시대의 변화가 불러오는 주요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영역에 기반을 둔) 과학기술, 그리고 그 영향과 정책적 도전을 깊이 있게 살펴본다. 2부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져올 변화를 잘 수용하고 형성하며, 그 가능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실용적 방안과 해법을 담았다.

책의 각 장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류가 마주하게 될 기회와 도전과제를 보여주고 있어 실감나는 미래를 마주하게 될 청사진을 제시한다. 특히 경제, 기업, 사회, 개인 영역에 걸쳐 구체적 사례와 뚜렷한 서술을 통해 전달되는 시대 변화로서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안위와 관련된 이야기다. 경제·국가·세계와 같은 중요 영역이 어떻게 발전·전개되고 또 삶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만들어낸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선택과 합의에 의한 결과라는 사실을 책을 통해 인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시대에 들어선 상황에서 제4차 산업혁명이 생산성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과중한 부채와 고령화사회와 같은 구조적 요소와 새로운 플랫폼과 온디맨드 경제의 등장, 한계비용 감소에 따른 영향력 증대 등과 같은 시스템적 요소의 결합으로 그간의 경제 논리를 재정립할 때가 왔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새 시대가 가져올 다양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기업은 자신의 운영 모델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할 필요가 있으며, 정책입안자들과 규제 기관의 경우 소비자와 공공의 이익을 함께 지키는 동시에 혁신을 억압하지 않으면서 기술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민첩한 ‘통치 시스템 구축’할 필요하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기업 및 공공 부문 리더가 지금 바로 고민해야 할 도전과제에 대해 시사한다.

이에 저자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네 가지 능력을 제시한다. ‘상황 맥락contextual 지능(정신)’, ‘정서emotional 지능(마음)’, ‘영감(inspired) 지능(영혼)’, ‘신체(physical) 지능(몸)’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모두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에 기반한 것이다. 이 네 가지 능력을 강조한 배경은 저자가 인용한 독일 시인 마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문구인 "미래는 우리 안에서 변화하기 위해 훨씬 전부터 우리 내부에 들어와 있다"라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인류시대(human age)로서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모든 생명유지 시스템을 형성하는 제일 세력이라고 말한다.

사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가리켜 세계 각 분야 리더 및 전문가들조차 ‘예측 불가능한 미래’라고 말한다. 그러나 초연결사회가 구축할 높은 상호연결성을 통해 미래사회를 이끄는 인류는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공유해나가야 할 것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거듭 긍정적이고 포괄적이며 희망찬 공동의 ‘담론 형성’의 중요성을 이 책 전반에서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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