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신·키스신 등 장면 담겨있는 비디오로 모 사이트서 최근 방영권·소 “인기 얻자 자극적 장면 홍보…저의 의심” 손배소 공동 대응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톱스타들도 분명 신인시절은 있었다. 다소 노출이 심한 촬영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소화해 낼 수밖에 없었던 ‘올챙이적’ 얘기다. 하지만 그들이 뜨고 나서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그 신인 때의 모습이 들춰지는 것. ‘이미지 관리다’ ‘몸값 올리기다’해서 콧대를 높이고 다녀야할 중요한 시점에 감추고만 싶은 데뷔 초기 모습이 공개되는 것은 누구도 달가울 수 없을 터. 신세대 스타 권상우와 소유진이 3년 전 촬영한 뮤직비디오가 공개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비록 잠깐이지만 베드신과 키스신 등 자극적인 장면이 담겨 있기 때문. 이들이 출연한 신인가수 가현의 뮤직비디오 ‘나무’에는 야한 동영상 파일을 일컫는 ‘야동’이나 ‘에로 뮤비’라는 과장된 타이틀까지 붙어버렸다.

‘나무’ 뮤직비디오는 공개되기 전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30일 네띠앙닷컴(www.netian.com)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낸 후 이틀만에 2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 하지만 감상평은 냉담했다. “별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끄럽게 하다니”를 비롯해 “과연 뭐가 문제라는 건지 모르겠다”, “소유진, 권상우에게 피해를 줄 것 같지도 않다”, “신인때였지만 지금과 별 다름없이 예쁘고 멋있더라. 문제작이라고 해서 봤는데 전혀 아니다”라는 소감이 줄을 잇고 있다.“민감하게 반응할 작품이 아니다”라는 게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네티즌들의 중론임에도 소유진과 권상우 측이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내면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현재는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들의 신인 시절 촬영분을 되살린 것도 모자라 자극적인 장면만을 내세워 홍보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게 공동대응 의사를 밝힌 권상우, 소유진 측의 입장이다.

권-소 측은 “이로 인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뮤직비디오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및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 혐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소유진은 지난해에도 고등학교 2학년 때인 98년에 찍은 한 업체의 카탈로그 사진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오르면서 한바탕 곤욕을 치른바 있다. 해당 사진은 소유진이 짧은 핫팬츠나 미니 스커트를 입고 과감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이었다.비단 소유진만이 아니라 상당수의 연예인들이 이와 같은 일을 한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인어아가씨>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성택은 신인 시절 흰색 러닝셔츠와 흰색 삼각팬티만을 입고 촬영한 속옷 광고 사진이 인터넷에 띄워져 얼굴을 붉힌 바 있다. 일본인 탤런트 유민도 일본에서 신인 시절 촬영한 영화 <신설국>의 정사신이 포르노로 둔갑,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한동안 마음고생을 해야했다.

영화 배우 김윤진 같은 경우엔 미국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할 당시 출연했던 <바람의 도시>라는 영화의 목욕신 등이 재편집돼 <쉬리의 여전사, 윤진킴을 찾아라>라는 제목의 에로 비디오로 출시되기까지 했다. 당시 김윤진은 “에로 비디오로 출시된 것도 그렇지만 능숙하지 못한 연기와 다듬어지지 않은 외모까지 드러나게 돼 매우 부끄럽다”고 밝힌 바 있다. 최고의 톱스타로 꼽히는 심은하와 최진실도 무명시절의 사진으로 한번씩 곤욕을 치렀다. 심은하는 데뷔하기 전 노래방기계 화면에 등장하는 모델로 잠깐 활동했던 당시의 사진이, 최진실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촬영한 한 전자 회사의 캘린더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할리웃의 섹시 스타 카메런 디아즈는 자신의 신인시절 누드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사진작가에게 시달리다가 그를 경찰에 고발하면서 39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제기했다.

흑인 최초의 미스 아메리카 바네사 윌리엄스는 한 성인 잡지에 무명 시절의 누드 사진이 게재되면서 미스 아메리카 왕관을 반납하기도 했다. 이들의 사례를 보며 국내의 상당수 여자 연예인들이 가슴 졸이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무명시절 방송이나 언론에 확실하게 얼굴을 알리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파격적인 포즈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반을 잡고 나면 그런 것들은 정말 애물단지다. 어떻게 찾아내는지 모르겠지만 걸핏하면 선정적인 문구와 함께 인터넷 게시판에 오르기 일쑤니 말이다. 소속사 측에서도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참으로 난감할 수밖에 없다. 어떤 조치를 취하자니 더 시끄러워 질 것 같고, 그냥 두려니 인터넷을 타고 퍼져 나가는 속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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