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주 열풍 선도 “주류계 새바람 열다”

[일요서울|이범희 기자] 2016년에도 여풍이 계속 불 것으로 보인다. 각계 분야에서 여성이 리더 자리에 오르는 일이 계속 늘고 있다. 그동안 여성들의 사회 활동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란 의미의 ‘유리천장’에 가로막히는 일이 많았다. 능력과 자격을 갖춰도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차단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대통령, 여성 CEO, 여성 임원 등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들이 늘어나면서 ‘여풍당당(女風堂堂)’이란 신조어도 나타났다. 이에 [일요서울]은 여성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주인공들을 살펴봤다. 그 열다섯 번째 주인공은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다.

‘아홉시반주립대학-복받은부라더’ 브랜드 연이은 성공 ‘주목’
 65년 전통 주류기업 명맥 잇는 동시에 경쟁력 제고에 앞장

임지선 대표는 보해양조 창업주인 고 임광백 회장의 손녀이자 임 회장의 차남인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1남2녀 중 장녀다.

임 회장의 자녀들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는 인물이다. 그는 2013년 11월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후 보해양조를 ‘젊음’과 ‘전통’이 공존하는 기업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그가 2014년 출시한 17.5도 저도주 ‘아홉시반’과 이를 연계한 바람직한 음주 문화 공유 캠페인 ‘아홉시반 주립대학’은 임 대표의 경영능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현재도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또 연이어 지난해 9월 ‘부라더#소다’를 출시했는데 옅은 하늘색 술을 감각적으로 디자인한 투명 페트병에 담아 소비자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이 역시도 업계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는 평이 많다. 이 제품은 밀키스 음료 맛이 나는 알코올 도수 3도의 술이었는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에도 복분자 과즙을 첨가한 소주 ‘복받은부라더’ 등 일명 ‘부라더시리즈’는 젊은 층은 물론 시장의 호평이 잇따랐다.

주류를 마셔봤다는 대학생 김 씨는 “음료의 부드러움과 소주 알코올성분이 잘 희석되어 목넘기기에 부담이 전혀 없어 친구들과 만남에서 자주 먹고 있다”고 했다.

호응에 부응하듯 회사 매출도 급성장했다. ‘부라더#소다’는 출시 반년 만에 130억여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부라더#소다’의 폭발적인 인기 덕분에 보해양조 직원들도 20년 만에 성과급을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보해양조의 실적은 매출액 610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 당기순이익 72억 원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는 전년대비 영업이익 8.7%, 당기순이익은 무려 373%나 증가한 것이다.

보해양조는 최근 3년여간 침체됐던 외부 활동도 재개했다. 그 일환으로 프로축구 광주FC를 후원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지역인재 육성 및 소상공인 상생을 위해 광주와 전남 외식업 중앙회 소속 자녀들에게 ‘2016발전기금 및 장학금 3000여만 원’을 수여했다.

이날 장학금 전달로 보해장학회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35년 동안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재능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는 3611명의 학생들에게 총 35억여 원을 지원했다.

보해양조㈜는 지난 1981년 보해장학회를 설립한 이후 광주·전남 지역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중에서 학구 열의가 강한 학생의 학비지원과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단체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지역발전과 인재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2013년 사회공헌부서인 ‘CSR본부’를 신설, 지역 내에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임 대표는 1985년생으로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졸업한 뒤 파나소닉 인사팀장과 보해양조의 모회사인 창해에탄올의 상무이사, 보해양조 영업총괄본부장과 대표이사를 거쳤다.

물론 그의 초고속 승진에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했다. ‘남들할 만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었는가 하면, ‘너무 빠르다’는 평가도 받은 것. 특히, 입사 2년차에 대표이사직에 오른 데 이어 1년 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파격인사’라는 업계의 목소리도 일었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임 대표의 부사장 승진에 대해 “대표 취임 이후 보해양조 관련 업무 실적을 인정받아 결정됐다”며 “업계의 트렌드를 읽는 분석력과 빠른 판단력으로 잎새주부라더, 부라더#소다, 복받은부라더 3종의 부라더 시리즈를 선보이며 주류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보해양조가 65년 전통의 주류전문기업으로서 명맥을 이어나감과 동시에 세계적인 주류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 및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따라서 그의 행보가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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