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의 연말 연기 관련 시상식에 대한 결과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예년에 비해 부쩍 많아졌다. 지난해 12월 30일에 열린 SBS 연기대상 시상식과 그 다음날인 31일에 열린 KBS, MBC 연기대상 시상식이 끝난 후 각 방송사 시상식 결과에 대해 말들이 무성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중 가장 말이 많은 곳은 지난해 ‘드라마 왕국’으로 부상한 KBS 연기대상 시상식. KBS는 지난 한해 히트 드라마를 많이 배출해온 탓에 그만큼 줘야할 사람도 많고, 또 받아야 될 사람도 많았다. 이 때문에 ‘공동수상’을 남발하면서까지 골고루 상을 분배해 주었지만 이 자체도 논란의 대상이며, 또 공동수상에도 끼이지(?) 못한 연기자들에 대한 팬들과 네티즌들의 반발도 심해지고 있다.

KBS는 대상과 최우수 연기상 남자부문, 신인연기상 남자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모두 공동수상자를 발표, 시상하였다. 여자 최우수상에 채시라(애정의 조건) 오연수(두번째 프러포즈) 송혜교(풀하우스), 남자 우수상에 정지훈(풀하우스) 소지섭(미안하다 사랑한다), 여자우수상에 박선영(오필승 봉순영) 한가인(애정의 조건) 등 주요 연기상 시상식 부분에서의 공동수상은 물론, ‘베스트 커플상’은 정지훈-송혜교(풀하우스) 송일국-한가인(애정의 조건) 안재욱-박선영(오필승 봉순영) 소지섭-임수정(미안하다 사랑한다) 등 무려 4쌍에게 상을 나눠주었다. 이렇듯 넘쳐나는 공동수상으로 인해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여자최우수상에서 ‘꽃보다 아름다워’에 출연한 배종옥이 수상하지 못한 것과 ‘애정의 조건’에서 호연을 보여주었던 송일국이 소지섭과 정지훈에게 밀려 ‘우수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도 팬들과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연기상이 연기력을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주연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린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 MBC 연기대상도 비난의 여론에 의해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해 초 SBS ‘천국의 계단’과 맞붙어 선전했던 ‘천생연분’의 두 주인공인 황신혜, 안재욱과 시청률 30%에 육박하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명세빈은 상을 수상하지 못한 반면, 최민수 김혜수(남녀 최우수상), 김석훈 김민선(남녀 우수상) 등 현재 방영되고 있는 ‘한강수 타령’이 싹쓸이 해 ‘한강수 타령 몰아주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SBS 역시 공동수상을 비롯, 상을 받는 사람이 오히려 머쓱해질 정도로 ‘10대 스타상’ ‘뉴스타상’ 등 상을 남발하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중파 방송 3사들이 지난 한해 자사에서 방영했던 드라마에 대해 총 정리시간을 가지는 연기대상 시상식. KBS와 MBC에서 대상을 수상한 만인의 ‘어머니’ 고두심과 그리고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시상자도, 수상자도 아니면서 끝까지 자리에 남아 상을 받는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준 차인표 등은 시상식의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지만 지난해 방송 3사의 연기대상 시상식 결과가 ‘그들만의 잔치’가 된 것은 역시 불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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