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 사이에 부업이 또 다른 생계수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부업이란 말이 무색하게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서 ‘떼돈’을 벌어들인 연예인도 적지 않다. 사업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먹고살’ 걱정을 덜어낸 이들에게 간간이 내비치는 연예활동은 그야말로 고급스런 ‘취미’이자 최고의 홍보 마케팅인 셈이다. 연예인들에게 있어 최고의 효자구실을 하는 부업은 바로 홈쇼핑이다.안방극장을 호령하던 중견 탤런트 김영애는 지난해 5월 34년의 연기활동을 정리하며 돌연 은퇴를 선언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은퇴 이유는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서. 2001년부터 황토화장품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홈쇼핑을 통해 자사 제품인 ‘황토솔림욕’이 빅히트를 기록하자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연예인 재벌로 등극했다.

남편과 함께 사업체를 운영 중인 김영애는 홈쇼핑에 출연해 자사 제품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등 마케팅과 디자인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홈쇼핑을 통해 사업가로 성공한 연예인은 김영애 외에도, 이스라엘 사해의 소금을 주원료로 한 ‘팔로마 화장품’을 출시해 톡톡히 재미를 본 탤런트 이주희가 있다. 음식솜씨가 뛰어나기로 소문난 탤런트 김수미는 ‘김수미 전통 꽃게장 세트’를 선보여 홈쇼핑 히트상품 상위권에 랭크 시켰고, 가수 진미령도 ‘진미령의 야무진 꽃게장’을 출시해 시간당 1억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연예인들이 너도나도 외식사업에 뛰어들면서 연예인의 이름을 내건 음식점이 전국 각지에 등장했지만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호기심에 들렀다가 연예인은 안 보이고 이름뿐인 음식점에 실망하고 돌아가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 이에 반해 최근 여의도에 ‘교촌치킨’ 체인점을 낸 코미디언 박명수는 방송이 없는 날은 직접 배달까지 나설 정도로 사업에 열성을 보인 결과 여의도의 명물로 매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문이다.

코미디언 배연정은 경기도 광주 곤지암에 ‘소머리국밥’ 집을 차렸다가 프랜차이즈에 성공하면서 전국적인 체인망을 가진 ‘요식업계 큰손’으로 성장했다. 최근엔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이 직접 개발한 ‘오삼불고기’를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등 사업 재미에 푹 빠져 있다.‘개그콘서트’의 ‘갈갈이 삼형제’로 인기를 얻은 개그맨 이승환은 교육시스템 사업체 ‘에듀몬TV’를 설립해 교육사업가로 변신했다. ‘사랑방중계’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은 아나운서 원종배는 생활건강 전문 케이블 채널 ‘생활건강TV’를 운영하는 ‘TV코리아’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채시라의 남편으로 더 유명한 가수 김태욱은 웨딩 토털 인터넷 서비스업체 ‘아이웨딩 네트웍스’를 차려 이승엽·이송정 커플을 비롯해 김현철 김창렬 김성수 등 스타들의 결혼 준비 대행을 도맡아 하면서 사업을 번창시켰다.

자신이 직접 기획사를 운영하는 ‘연예인 사장님’도 수두룩하다. ‘H.O.T’ ‘S.E.S’ ‘보아’ 등을 발굴한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수만은 한때 연예계 비리혐의로 주춤하는 듯했으나 최근 ‘동방신기’를 탄생시키며 스타 제조기로서의 변함없는 명성을 과시 중이다.‘프랭크 B’라는 명품 청바지 브랜드를 런칭해 사업에 재미를 본 가수 이상우는 현재 한가인이 소속된 원업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사업가로서의 야망도 키워가고 있다. ‘H.O.T’ 출신으로 최근 솔로앨범을 발표한 가수 토니 안은 지난해 7월 연기와 음반을 총괄하는 연예기획사 ‘티엔엔터테인먼트’를 창립한데 이어 학생복 브랜드 ‘스쿨룩스’의 대표까지 맡아 ‘20대 사장님’으로 맹활약 중이다. 가수 이상민·이혜영 부부는 사업가로서의 수완과 재능이 남다른 연예인이다. 인기그룹 ‘룰라’ 출신의 이상민은 ‘디바’ ‘샤크라’ 등을 키워내며 음반제작자로 변신한데 이어, 신개념 엔터테인먼트 레스토랑 ‘김미파이브’를 오픈해 현재 매출 100억원대를 기록 중인 사업가로 승승장구 중이다.

이종격투기와 트랜스젠더 쇼를 결합한 이색적인 볼거리로 젊은 층을 사로잡은 김미파이브는 현재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빼어난 패션감각으로 이상민이 운영하는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의 스타일리스트를 자청한 이혜영도 20대 패션리더를 겨냥한 의류 브랜드 ‘미싱 도로시’를 런칭시켜 홈쇼핑을 통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웰빙 열풍과 맞물려 요가비디오를 출시해 대박을 터트린 미스코리아 출신의 탤런트 최윤영은 요가스튜디오 ‘퓨어요가’를 오픈, 본격적인 요가 사업가로 성공을 거두었다. 동료 연예인과의 폭행시비로 방송활동을 중단한 채 자숙 중인 탤런트 윤다훈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사업을 통해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골프용품업체 ‘MGM 파트너스’를 설립한 그는 골프사업가로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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