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외사과는 지난달 25일 대마초와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인 엑스터시를 복용한 혐의로 인기그룹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K와 연예기획자인 H씨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K와 H씨는 이미 경찰에 출두해 소변검사 및 머리카락과 체모 등으로 마약검사를 받아 양성 반응이 나타났으며,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이 두 사람 이외에 인기 여성그룹 멤버인 A양 역시 마약을 복용했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하였으며, K는 현재 마약복용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른 외사 사건을 수사하던 중 몇몇 연예인들이 마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건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 K와 H씨 등에 대해 마약 복용혐의를 포착하였으며, 이로인해 연예계는 또다시 마약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어느 한 연예인이 마약에 연루되어 경찰의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 그 연예인과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모든 연예인들 역시 수사대상에 오르기 때문.

지난 2002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성현아가 구속되자 성현아와 단짝친구인 톱스타 K양도 수사선상에 올라 결국 경찰에 자진 출두하여 누명을 벗기도. 어느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연예인은 명예가 소중한 직업이다. 때문에 마약관련의 경찰 조사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마약을 복용한 사람은 엄단해야 하지만 경찰이 과거처럼 대대적인 마약소탕 분위기를 조성하여 연예인들을 마구잡이로 소환하거나 자진출두를 시키게 되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지도 모른다”며 경찰 수사의 신중성을 당부하였다. 연예인들은 마약으로 인해 경찰에 자진출두하거나 소환되었을 때 ‘무혐의’ 판정을 받아 결백이 증명된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연예활동에 치명타일 수 있다.

국내 언론들이 마약 소환조사를 받은 연예인들을 이니셜로 표기하는 것도 당사자들이 연예활동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 단지 같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또 마약혐의로 구속된 연예인과 단지 친하다는 이유로 “저 사람도 그랬을 것이다”란 성급한 추측이 또다른 피해자를 낳을 수 있는 것. 국내에서 마약복용 혐의로 법의 처벌을 받은 연예인은 지난 99년 힙합그룹 ‘업타운’의 전멤버 스티브 김(엑스터시 복용 혐의), 2001년 탤런트 황수정(필로폰 복용 혐의), 2002년 그룹 ‘코요태’의 김구(엑스터시 복용 혐의), 성현아(대마초), 2003년 음치가수 이재수(필로폰 투약 혐의) 등이 있다.

‘마약 혐의’ H씨 복면 인터뷰 “K씨 모른다”

마약복용 혐의 부인‘치명적인 내용인데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이 알려져 받는 피해의 고통이 너무 크다.’ 연예기획자 H 씨는 자신이 ‘가수 K와 함께 마약을 복용한 혐의가 있고 이를 시인했다’고 보도된 내용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음은 H씨와 일문일답.

- 경찰은 엑스터시를 K와 함께 복용한 혐의가 있다던데. ▲ 나는 K를 알지도 못한다. K와 함께 다니며 엑스터시를 복용한 혐의라는데 어이없다. 다만 마약 검사를 받기는 했다. 내가 어떤 술자리에서 같이 있던 사람이 대마초를 흡입했고 이 사람이 체포돼 조사 받는 과정에서 함께 있던 사람들이 모두 경찰 요청으로 출두해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

- 검사 결과는. ▲ 경찰 이야기는 K와 내가 모두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고 혐의까지 시인한 것으로 돼 있는데 나는 분명 소변으로 하는 1차 조사에서 음성이 나왔고 시인한 적도 없다. 나는 엑스터시 대마초를 포함해 지금까지 어떤 마약도 손대본 적이 없다. 모발로 하는 2차 조사 결과가 나와도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도된 후 어떤 일이 있었나. ▲ 가까운 사람들이 걱정을 하며 전화가 오는데 정말 미치겠다. 나를 잘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은 내가 마약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 상황 아닌가. 나는 과거 무분별한 보도로 인생에 큰 피해를 입었던 사람이다. 또 다시 이러니 정말 살기 힘들다.

- 앞으로 계획은. ▲ 잘못된 소식을 전해 나에게 피해를 준 이들을 반드시 법적으로 문제삼을 것이다. 지금도 방송과 각종 인터넷 뉴스에 내 소식이 반복돼 나오는데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명예훼손 소송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

엑스터시와 대마초 차이점이번에 또다시 문제가 된 ‘엑스터시’는 국내에서는 ‘도리도리’로, 미국에서는 ‘아담’ 또는 ‘엑스티시’로 불리기도 하는 합성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암페타민 계열의 유기화합물로 또다른 합성약물인 메스암페타민보다 가격이 싸면서도 환각작용은 3~4배나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익히 알려져 있는 마약류인 필로폰이나 코카인보다 중독성이 약하고, 다른 마약에 비해 구하기 쉬우며 알약 형태여서 크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최근 국내에서 복용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약의 효과는 복용 후 20~60분이 지나면서 입이 마르고 동공이 확대되며 환각상태에 빠지고 그 효과가 4~6시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약의 부작용으로 학습과 기억관련 신경세포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는 것은 물론 정신착란, 우울증, 불안감, 불면증, 편집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육체적 부작용으로는 심장박동과 혈압의 증가 및 구역질, 식은땀, 오한 등이 지적되고 있다. 반면 ‘마리화나’라고도 불리는 대마초는 400여종 이상의 화학물질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델타나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약칭 THC)이라는 성분이 환각상태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대마에는 보통 THC가 3% 정도 함유돼 있으며 THC를 많이 함유한 대마초일수록 강한 환각상태와 함께 인체에 미치는 해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마초가 인체에 미치는 폐해로는 사고력과 주의력의 저하·비현실감·망상·흥분에 이어 시공간에 대한 감각둔화 및 운동신경 장애 등이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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