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핵심 단어를 제시해 세계사의 흐름을 짚어주는 유익한 책이 출간됐다. 책에서 소개되는 대부분의 단어는 지금도 익숙하게 사용하는 단어들이기 때문에 전혀 생소하지 않다. 이러한 단어들은 저마다 과거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예를 들면 ‘바게트’로 프랑스 혁명의 결과물인 평등 정신을 설명하고 ‘비키니’로 미국 핵실험의 역사를 훑는다. ‘뷔페’로 유럽 대륙에서 노략질을 일삼던 바이킹족의 식문화로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책의 서술은 역사를 어렵다고 생각했던 독자들에게 친근한 역사 상식을 제공한다. 서양문화의 기초지식을 쌓아갈 수 있도로 로마제국에서 중세, 르네상스 , 그리스시대를 거쳐 현대사회를 망라한다.

이 책의 대부분의 이야기는 일상 속 세계사를 다뤘다. 가장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어휘들만 골라 담은 것이다. 점심, 에티켓, 카디건, 샴푸 등 단어 60여 개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빠르게 훑는다. 또한 단어 각각 품고 있는 이야기를 3~4페이지 안에 집약적으로 구성해 읽는 부담을 줄였다.

이 밖에도 [+1분 세계사] 코너에서 마담이라는 단어와 비슷한 의미의 영어 lady, 스포츠와 연관되는 영어 단어 champion 등을 추가로 다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사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길고 긴 역사 공부를 시작하기가 두려웠던 청소년 혹은 다시 역사 공부를 시작하기가 부담이었던 어른들에게 쉽고 짧지만, 결코 얕지는 않은 역사 공부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장한업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한때 교직생활에 몸담 았다. 그러나 교편을 접고 무작정 프랑스로 떠났다. 프랑스 루앙대학교에서 불어교육학 석사, 사회언어학 석사, 불어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1993년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외국어전공(불어교육) 교수로 임용되고 1999년에 동 대학 인문대학 불어불문학전공 교수로 자리를 옮겨 재직 중이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 다문화 사회의 교육 과제에 관해 연구하고 있고, 동대학 일반대학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에서 주임교수를 겸하고 있다.

저자의 주된 관심사는 유럽의 상호문화주의와 상호문화교육을 국내에 도입하고 확산시키는 일이다.
저자는 한 매체의 특별 인터뷰에서 어원의 가치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필요에 의해 생겼다가 열심히 쓰이고, 사용되지 않을 땐 없어지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단어의 존엄성을 알게 되면, 함부로 단어를 대하거나 마구잡이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어의 생명을 존중하고, 단어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일, 그것이 어원의 가치라고 할 수 있지요"고 답했다.

이 책을 읽은 한 독자는 “훌륭한 역사 이야기를 담고 단어가 자국에서 홀대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면서 외래어의 남용과 무분별한 은어의 사용을 자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저자의 교육관련 저서로는 <이제는 상호문화교육이다>(2014), 역서로는 <상호문화: 학교의 원칙과 현실>(2013), <상호문화사회>(2012), <상호문화이해하기>(2011), <유럽의 상호문화교육>(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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