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그녀가 더욱 강해졌다. 지난 2003년 ‘텐 미니츠(ten minutes)’로 가요계를 뒤흔들었던 그녀가 2년 만에 컴백, 보다 섹시하고 강렬해진 모습으로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가수’로서 이효리의 컴백작은 다름 아닌 삼성 애니콜의 CF. 한 편의 뮤직비디오와도 같은 이번 CF에서 이효리는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하고 파워풀한 모습을 선보이며 이미 인터넷 음반 차트를 한차례 휩쓸었다.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파란’을 예고한 이효리의 컴백. 과연 2005년도 ‘이효리의 해’가 될 것인가.

# ‘독한여자’ 이효리, 그녀는 프로!

삼성 애니콜 CF에 사용된 ‘애니모션’은 이효리의 노래에 에릭이 랩 피처링을 한 화제의 싱글곡으로, 에릭의 뇌쇄적인 에너지와 이효리의 메탈릭한 목소리가 상당히 섹시한 느낌을 전해준다. 뮤직비디오 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댄스 오디션에서 실수를 해 의기소침한 이효리. 새로운 춤을 연구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에릭은 휴대전화를 이용, 멋진 안무 동영상을 보내 이효리를 돕는다.’CF에서 이효리는 농구, 워킹, 교통경찰의 수신호 등을 춤으로 접목시킨 ‘크럼핑 댄스’를 선보이며 기존의 ‘섹시’ 컨셉트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과시한다. 좋은 작품이 나오기까지 출연자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터. 이효리는 이번 CF를 위해 지난 설 명절까지 반납하는 열의를 보였다. 평소 ‘철인’으로 통할만큼 건강한 그녀지만, 2박 3일 동안 밤을 꼴딱 새는 강행군 앞에선 이효리도 어쩔 수 없었다.

2박 3일 촬영기간동안 총 5시간의 수면을 취한 이효리. 살인적인 스케줄과 격렬한 춤동작, 게다가 당시 출연하고 있던 SBS 드라마 ‘세잎클로버’ 촬영까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고. 섭씨 40도의 사방이 꽉 막힌 음악홀에서 진행된 마지막 촬영은 이효리에게 가장 추억하고 싶은 장면으로 기억된다. 가장 격렬하고 섹시하게 춤을 춰달라는 감독의 요구에 이효리는 그야말로 온몸의 뼈가 떨어져 나갈 듯 춤을 췄다고 한다. 절정에 다다른 그녀의 댄스를 지켜보던 현장 스태프들이 “대단하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 고생한 대가는 충분했다. ‘애니모션(Anymotion)’이 각종 디지털 음원 서비스 차트를 휩쓸며 다운로드 순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 지난 2003년 각종 가요대상을 휩쓸며 ‘신드롬’을 만들어냈던 저력이 괜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 2005년 가요계 평정을 노린다!

춤과 노래로 세상을 녹였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은 ‘연기’다. 이효리는 얼마 전 SBS 드라마 ‘세잎클로버’에 출연,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이효리 캐스팅-촬영-방송 당일까지 집중된 스포트라이트는 그러나 첫 방송에서 일찌감치 빛을 거뒀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고 믿고픈 이효리 팬들의 자위는 10%를 밑도는 시청률 앞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동시에 ‘세잎클로버’를 통해 또 다른 비상을 꿈꾸던 이효리도 일단 날개를 접은 채 후일을 기약하기에 이르렀다.그러나 이효리는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새로운 경험은 언제나 그에게 ‘삶의 활력소’같은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이효리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촬영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후회는 없다”면서 “오히려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얻게 된 것 같다. 연기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게 된 계기도 됐다. 전공이 연극영화인 만큼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분간은 ‘음악’에 푹 빠져 살 계획이란다.

오는 5월 발매될 예정인 ‘핑클’의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이효리는 오랜만에 다시 뭉친 멤버들과 음악작업에 흠뻑 취한 모습이다. 그녀는 이번 핑클 앨범에서 그동안의 섹시한 매력을 조금 숨겨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 명의 멤버 각자의 색깔이 충분히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효리의 목표. 이효리는 핑클의 디지털 싱글앨범 활동을 마친 뒤 곧 바로 자신의 새 앨범 준비에 들어간다. 이효리의 섹시한 매력이 담길 새 솔로앨범은 올 여름 발매될 예정이다. “제가 독한 면이 있죠. 2003년 당시 연말대상 등에서 상을 많이 타고 스타가 됐지만, 솔직히 제 이름 석자에 자신감이 없었던 게 사실이에요. 스스로 만족도 못했었죠. ‘가수’라는 타이틀을 걸고 활동하고 싶었던 만큼 열정을 쏟아 붓고 싶어요. 이번엔 ‘확실’하게 보여드릴 겁니다!” 2003년도 한 해를 강타한 이효리. 올해도 그녀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 Tip - 크럼핑 댄스애니콜 CF에서 보여지는 이효리의 댄스는 요즘 클럽 등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효리는 CF에서 워킹, 농구, 교통경찰의 수신호 모습 등을 춤으로 접목시켜 새로운 댄스를 탄생시키는데, 이것이 바로 ‘크럼핑 댄스’.‘크럼핑’의 기원은 1992년 미국 LA에 사는 토마스 존슨이 어린이의 생일 파티에서 판토마임과 피에로 동작을 결합시킨 것이라고 한다. 힙합, 판토마임, 무술, 아프리카 무속춤 등이 복합된 새로운 댄서로서, 인기가수인 저스틴 팀버레이크, 미시 엘리엇 등의 뮤직비디오에 크럼핑을 주요 댄스로서 사용하면서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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