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구도에 쏠린 눈… 차근차근 준비 중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2016년에도 여풍이 계속 불 것으로 보인다. 각계 분야에서 여성이 리더 자리에 오르는 일이 계속 늘고 있다. 그동안 여성들의 사회 활동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란 의미의 ‘유리천장’에 가로막히는 일이 많았다. 능력과 자격을 갖춰도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차단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대통령, 여성 CEO, 여성 임원 등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들이 늘어나면서 ‘여풍당당(女風堂堂)’이란 신조어도 나타났다. 이에 [일요서울]은 여성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주인공들을 살펴봤다. 이번호 주인공은 대상그룹 임상민 상무다.

지주사 대상홀딩스 최대주주…결혼 후 미국행
아버지 아직 젊고 건재해…여전히 경영수업 중

 

임상민 상무는 1980년생이다. 지난해에 결혼했다. 현재는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생활하며 대상 현지 법인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남편인 국 씨가 사모펀드 회사인 블랙스톤 뉴욕 본사에 근무하고 있어 신접살림을 해외에 차렸다. 후계구도와 관련해 그룹에서는 아직까지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이 건재한 만큼 승계에 대해 거론할 만한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실제로도 임 상무의 근황을 보면 ‘재계 3세라는 후광’,‘후계구도 임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회사 측의 답변처럼 임창욱 회장이 아직 왕성하게 활동 중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상무가 주목받는 건 대상그룹 오너 일가의 가계도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는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이며 어머니는 박인천 금호 창업주의 딸 박현주씨다. 동기간으로 임세령 상무가 언니다. 집안에 아들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후계구도를 주목받는 처지이고 언니보다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여기에 임 회장이 알짜 계열사로 분류되는 초록마을의 지분을 임 상무에게 넘겼다. 

지분을 넘긴 2014년 당시 임 상무는 대상홀딩스로부터 초록마을 37만4470주를 두 차례에 걸쳐 사들였으며 이후 임 회장이 보유하고 있었던 초록마을 22만0866주(7.51%)도 매입했다.
언니인 임세령 상무의 초록마을 지분은 30.17%다. 또한 대상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도 언니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임상민 상무의 지분율은 36.71%(최대주주)인 반면 임세령 상무는 20.41%에 그친다. 이에 따라 임상민 상무의 상장사 주식자산은 1887억5535억 원(이하 31일 종가)으로, 임세령 상무의 자산(1095억4619만 원)보다 800억 원 가량 많다.

자연스레 관련업계에서는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이들이 늘어났고 누가 어떤 기업을 갖게 될지 추측하는 목소리도 많아졌다.
승계 작업이 아니면 지분 매입을 위해 수백억 원의 자금을 소요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임상민 상무는 2009년 대상전략기획팀 차장으로 입사했다. 2012년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대상(주)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과 대상 아메리카 부사장(Senior Executive Director)을 겸임하고 있다. 임상민 상무는 이화여대(사학과)를 나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하고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임 상무는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꾸준한 경영수업을 진행하면서 차근차근 준비 중인 셈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여성 총수의 등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시대적 흐름에 맞고 여성의 ‘꼼꼼함’이 경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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