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병원을 내원하는 여성 환자를 보면서 가끔씩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다. 여성의 자궁과 난소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문진(問診;질문을 통해 진단하는 방법)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생리 주기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기록조차 하지 않고 스마트폰의 앱만을 믿는다는 환자들도 많다. 또 자궁검진에서 이상소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검진을 생각지도 않고 놔두는 경우도 있다.

장기적으로 방치할 경우 나이가 들면서 여성질환에 노출돼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여성질환 예방을 위해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항목 8가지에 대해 추려봤다.

▲ <뉴시스>

가장 먼저 자신의 생리 주기를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생리 시작일을 기록할때는 갈색의 찌꺼기까지 모두 나오는 시점까지 살펴야 한다. 하루 교체 생리대 개수, 생리혈의 상태(색깔, 덩어리 유무, 생리통 유무 등), 생리 전후의 불편감(가슴 통증, 소화불량, 예민, 폭식 등)도 기록해 놓는 것도 좋다. 핸드폰의 메모기능이나 스케줄에 표시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확인하기 쉬우니 편리할 것이다.

두 번째는 자궁, 난소와 관련된 질환이나 질염, 방광염, 접촉성 피부염(특히 생리대에 민감한 경우)을 겪고 있다면 면 소재의 생리대를 사용해야한다. 생리하는 모든 기간에 사용하기에 무리가 있다면 양이 많은 며칠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만이라도 면소재 생리대사용을 권한다. 분비물이 많아 팬티라이너를 자주 사용하거나 팬티가 축축히 젖는 상황이 잦다면 더욱 면소재 생리대를 구비해 사용해야 한다. 면은 통기성이 좋고 피부의 자극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으며 화학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1회용 생리대로 인한 폐해를 막을 수 있다. 여성 생식기부분은 신체부위 중 가장 약한 피부이기 때문에 면 생리대사용을 권장한다.

세 번째는 적어도 하루 한 두 끼 정도의 간식으로 견과류와 두유, 석류즙, 저지방 혹은 무지방 칼슘 강화 우유, 당도가 낮은 과일이나 야채, 건멸치나 새우 등을 규칙적으로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다. 이는 내 몸에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고 씹는 자극을 통해 점차 퇴행되는 뇌에 자극을 줄수 있다. 또 한 가지는 내 몸 속 세포가 생기를 머금을 수 있도록 Co-Q10은 챙겨 먹는것이 좋다. 특히 임신을 고려하는 가임기 여성이라면 햇볕 쬐며 걷기와 엽산 섭취와 더불어 챙겨야 하는 영양성분이기도 하다.

네 번째는 우리 몸의 70% 이상이 수분인 만큼 물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밥 잘 먹는 것보다 물 잘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 평소 마시는 커피, 쥬스 등의 음료를 절반으로 줄이고 물로 대체하도록 한다. 입이 마르고 냄새가 나거나, 피부가 건조하고 변비 경향이 있을수록 ‘탈수’가 진행된 것이므로 더욱 챙겨서 먹어야 한다.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면 미리 물을 조금씩 먹어주면서 입마름을 예방해야 하며 등산과 마라톤 등 운동후 급하게 물을 마시기 보다는 수분이 많은 오이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섯 번째는 여성은 유산과 피임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상대 남성에게 당당하게 피임을 요구하고 무계획 속에서 임신을 맞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종류의 여성 피임법이 있지만 사실상 어떠한 것도 여성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자궁내 삽입형 피임기구의 경우 자궁 내 상처를 유발해 염증이 생기거나, 부정출혈이 생기게 한다. 팔뚝 안쪽 삽입형 피임기구 역시 미량의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비슷한 영향을 준다. 일반 피임약의 지속적인 복용과 일반 피임약의 10배 이상의 농도를 갖는 사후 피임약은 호르몬 균형을 깨뜨려 복부 팽만감, 복통, 생리주기 변경, 배란장애 등의 이상을 유도하므로 이로 인한 부작용은 ‘사랑해서’라는 이유로 감내하기 힘든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여섯 번째는 건강을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체중이 늘기도 하지만 피임, 임신과 출산, 폐경, 술자리와 육식이 잦아 체중이 늘어났다면 반드시 신경써서 빼야 한다. 과체중으로 인해 여성성이 줄어들고 중성화를 촉진시켜 잘록한 허리는 사라져 버리고 내장형 비만으로 생체 리듬을 교란시킨다. 이어 고혈압, 당뇨, 통풍, 지방간, 동맥경화 등과 같은 성인병에 노출시킨다. 비만이라면 식단을 조절해 주3회 이상의 유산소 운동으로 점진적으로 체중조절해 나가야 한다. 체중 감량이 되었다 해도 안심하지 말고 꾸준히 유지하는 데 신경써야 한다.

일곱 번째는 우리 몸의 중심인 복부와 엉덩이, 허벅지의 힘을 키워 요실금, 요통, 고관절 통증, 허리와 다리의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 팔과 다리의 힘보다 몸의 중심을 먼저 키우는 것은 뿌리를 튼튼하게 내린 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또한 심호흡을 깊이하며 빨리 걷는 것을 병행하면 좋다. 이처럼 몸의 중심을 강화하게 되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약해지는 여성의 성 건강에 도움을 주어 건강하고 생기 있게 생활할 수 있다.

여덟 번째는 속마음을 감추지 말고 의사 표현을 솔직히 하는 습관을 갖는다. 이유 모를 화병(火病)으로부터 해방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복잡한 심경을 마음에 담아두면 두통, 안구충혈, 소화불량, 어깨결림, 무력함, 우울함, 상열감 등의 부작용들이 생기게 된다.
내 몸의 주인은 자신이다. 자신이 아끼고 보듬을 줄 알아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미가람 한의원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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