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캐주얼(Fast-Casual) 레스토랑이 부상하고 있다.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은 패스트푸드와 캐주얼 다이닝의 중간 형태로, 레스토랑 수준의 음식을 패스트푸드 수준으로 신속하게 제공하고 비교적 간단하게 먹는 업태를 말한다. 미국의 멕시칸 푸드 체인브랜드 치폴레와 수제버거 브랜드 쉑쉑(shake shack)버거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수제버거가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의 대표사례다.

미국에서는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바람이 일찍부터 시작됐다. 건강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패스트푸드 자리를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이 대신하고 있다. 공통점은 가공식품이나 냉동식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재료를 사용 음식을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주문 즉시 조리하며 비교적 단 시간 내 음식을 제공 패스트푸드처럼 고객이 주문하고 셀프서빙 간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바로 조리하기 때문에 가격은 패스트푸드 보다 높고, 고급 레스토랑 보다는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을 먹으려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출생자) 니즈를 충족시키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의 쉐이크쉑치폴레(Chitpole)’가 대표적이다. 뉴욕 명물버거로 잘 알려진 쉐이크쉑은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은 고기와 신선한 채소만을 사용한다. 1993년 첫 선을 보인 멕시코 음식 전문 체인 치폴레'패스트푸드''캐주얼 다이닝(합리적인 가격대로 즐기는 레스토랑)'을 결합한 '패스트 캐주얼'을 내세우며 '건강한 패스트푸드'의 유행을 이끌고 있다. 항생제를 먹지 않고 자연 방목으로 자란 동물의 고기만 사용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동물들의 잠자리도 짚이 높이 쌓인 헛간이어야 하는 등 동물 복지도 신경을 쓴다. 고기에 각종 신선채소와 콩, , 치즈 등 양질의 속재료를 넣은 타코와 부리또 등이 간판메뉴다. 지역 농가와 연계해 신선한 샐러드를 맞춤형으로 골라먹는 샐러드 뷔페도 건강한 라이스프타일을 즐길 수 있는 패스트 캐주얼 업태로 주목받고 있다.
 
건강한 패스트푸드의 유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해 유로모니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매출액은 2012년과 2013년 연 평균 10% 넘는 성장률을 보이는 반면, 패스트푸드는 4% 성장하는 것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미국에 널리 퍼지면서 패스트푸드 수요가 건강하고 안전한 음식을 즐기려는 패스트 캐주얼 수요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수제버거전문점 마미쿡은 패스트 캐주얼 음식점의 선두주자다. 기존 냉동패티를 사용하고, 미리 만들어 놨다가 데워놓는 방식을 병행하는 패스트푸드는 지양한다. 신선채소, 국내산 신선닭으로 주문 즉시 만들어내는 엄마표 수제버거를 전면에 내세운다. 20년간 식품 생산과 유통등 일괄 생산체계를 갖추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온 본사의 인프라와 노하우로 가격거품을 빼 3~4000원대로 내놓는다.
 
대기업과 외국계가 주류인 햄버거 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안착,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작년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1번 출구 쪽에 182(55) 규모로 마미쿡’ 1호점을 개점했다. 신선채소, 국내산 신선닭으로 주문 즉시 만들어내는 수제버거를 3200원부터 판매, 가격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알뜰족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불황도 비켜갈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것이 소문나 창업아이템으로 급부상해 작년 8월부터 가맹사업을 본격화하며 1년도 채 되지 않아 50여개 매장을 오픈했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이유는 재료의 대량 현금구매, 직접 생산과 물류로 생산과 유통마진을 낮추고, 골목상권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가격거품을 뺐기 때문이다. 식사 값을 아끼려는 학생과 직장인을 비롯, 좋은 재료로 갓 만든 버거를 찾는 아이를 동반한 주부들에게 인기다. 수제버거와 아시아 대표 면요리 팟타이’,‘미고랭’, 음료 등 잘 팔리는 메뉴로 구성, 낮과 저녁까지 쉬지 않고 매장이 돌아가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정성 들어간 엄마표 버거
 
작년에 SPC 그룹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 쉑쉑버거도 소비자들의 기대를 올리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입지는 좁아지고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의 핵심은 양질의 음식을 좋은 가격에 가볍게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머니 가벼운 손님들이 한 끼를 가볍게 때울 수 있는 도시락이나 식사대용식에 대한 니즈가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재료로 즉석으로 어머니가 만들어준 따듯한 집 밥을 그리워한다. 작고 소박한 한 끼라도 좋은 재료로 주문 후 바로 만들고 가격까지 착한 음식을 찾는다. 지금까지 편하고 빠르게 한 끼 대강 때우기 위해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이용하던 것과는 다르다.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성공의 관건은 현대인의 집밥에 대한 그리움을 충족시키는 정성이 들어간 한 끼 식품을 소비자가 수용할만한 가격으로 어떻게 제공하느냐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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