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박물관 재개관기념전Ⅱ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책거리란 책을 주제로 그린 그림으로 책 외에 도자기, 청동기, 문방구, 화병 등이 소재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에는 정조가 책정치를 펼치면서 책거리란 장르가 대거 유행한 것이다. 정조 때부터 일제강점기 때까지 이백여 년 동안 사랑을 받았던 그림의 한 장르였다. 덕분에 세계에서 책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문화를 갖게 된 것이다.

서양에서는 서가에 책을 꽂은 그림의 형태로 책거리가 유행했는데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의 스투디올로 스튜디오에서 시작해 중국의 다보격경(多寶格景)을 거쳐 조선의 책가도(冊巨圖)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정조 때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초창기 책거리 5점이 공개된다. 장한종 책가도 외에는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책거리의 명품으로 알려진 이응록이 그린 책가도, 책만 가득한 책가도, 호피 속에 책거리가 그려진 호피장막도 등이 볼 만하다. 아울러 새로 공개되는 민화 책거리는 책거리의 불가사의한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책거리전시회는 서울 전시회를 마치고 미국순회전을 열 계획이다.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는 뉴욕 스토니부룩대학교 찰스 왕센터, 내년 3월부터 5월까지는 캔자스대학교 스펜서 박물관, 7월부터 9월까지는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열린다. 클리블랜드미술관은 동양미술 컬렉션으로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이다. 아울러 내년 4월에는 캔자스대학교에서 책거리에 관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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