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창환 기자] 연극 <천사여, 고향을 보라>87일까지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인터미션 포함 170분의 작품으로 극단 이방인의 손길을 거쳐 40여 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1978년 국립극단에서 이해랑 연출로 상연한 이후 첫 재공연이다.

<천사여, 고향을 보라>는 각각 인물들의 관계와 삶을 통해 결핍으로부터 오는 고독한 내면을 표현한다. 진실한 존재를 찾고자 하는 유진 겐트를 중심으로 돈과 물질에 집착해 가족에게 이기심을 보여주는 어머니 엘리자,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의 예술을 지키고 싶은 아버지 겐트 등 작품 속 인물을 통해 현시대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여 선보인다.
 
<천사여, 고향을 보라>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실감과 이기심, 성공적 삶에 대한 갈구, 외로움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극단 이방인은 공연시장의 유행에 타협하지 않고 인간의 근원적 물음을 찾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천사여, 고향을 보라>는 이를 위한 도전이자 과정이다. 원작의 특별한 변형 없이 기존 희곡에 충실했고 철저한 고증과 분석을 통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딕시랜드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또한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통해 인물의 감정과 관계 등을 정교하게 표현하려 했다.
 
<천사여, 고향을 보라>는 토마스 울프의 자전적 색채가 짙은 작품으로 그의 4대 장편소설 중의 첫 작품이다. 실제 그의 출생지는 작품 속 무대인 노스캐롤라이나주이며 아버지는 묘비의 석재 조각가였고 그의 어머니 또한 하숙집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젊은 날의 초상이나 다름없는 <천사여, 고향을 보라>에서 토마스 울프는 소설 속 인물 유진 겐트에 자신을 투영하여 진지한 자아 탐구를 하는 동시에 미국 생활의 서사를 담았다.
 
극작가 케티 프링즈는 토마스 울프의 원작소설을 원제와 같은 제목으로 각색해 관객들에게 선보여 단숨에 브로드웨이를 장악했다. 564회의 호연을 하였고 이듬해 토니 어워드에서 베스트플레이를 포함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퓰리처상과 뉴욕드라마 비평가 서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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