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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NLL 긴장감 여전, 도발 시 응징태세 강화
함대지·잠대지 미사일 배치어뢰음향대항체계도 탑재
 
서해 최전방 해상에서 경계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피격된 지 만 6년이 됐다. 2010326일 오후 922, 백령도 연화리 서남방 2.5해상의 칠흑같이 어두운 밤 바다에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강력한 폭발음이 발생했다. 승조원 104명을 태우고 통상적인 경계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비극은 이렇게 시작됐다. 폭발과 함께 선체가 두 동강으로 갈라져 침몰, 장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은 구조됐다.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중령은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늘에 있는 전우들은 모든 고통을 내려놓고 편안히 함장과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다면서 나머지 전우들은 하늘에 있는 전우들 몫까지 온 힘을 다해 바다를 지키고 사회에 나가 건강하게 열심히 살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천안함 ‘46용사의 유가족들은 전사자들을 가슴에 묻었지만 그들의 온기를 온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장인 고() 박석원 상사의 부친 박병규씨는 지난 2014년에야 4년 동안 간직하고 있던 아들의 유품을 겨우 일부분 눈물을 머금고 정리했다고 한다. 천안함 생존 장병 중에는 일부 군 복무를 하고 있거나 전역한 사람도 있다. 해군은 생존 장병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아진 때문인지 천안함 선체 방문자가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한다.
 
우리 해군은 천안함과 같은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장병 정신무장을 강화하고 서해 일대에 전력을 보강하는 한편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특히 북한의 잠수함 도발에 대비해 전투함정에 음파탐지 장비를 보강하고 3차원 해저지형도를 완성하는 등 북한의 수중 도발이 언제든지 감행될 수 있다고 판단, 경계태세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 지 6년이 됐지만 북한의 해상 도발 위협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북한군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멀지 않은 해상에서 노골적인 도서 합동상륙훈련과 섬 타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서해 5도를 기습 강점하거나 포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기 위한 훈련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동·서해에서 기습 침투 자산을 계속 증강하고 있고 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또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연어급(130t)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건조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해 NLL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도 여전하다. 지난 2014107일 서해 NLL을 침범한 북한 함정이 경고사격을 하는 우리 해군 함정에 대응사격을 해 남북 함정 간 사격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 해군은 지난 6년간 천안함을 기억하라는 구호 아래 적 도발 시 이를 응징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춰왔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장병들의 정신무장이 강화됐다고 한다. 2함대 서해수호관 앞에 전시된 천안함 선체 앞에서 순직한 전우들의 한()을 꼭 풀어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시간도 정기적으로 가진다고 해군은 전했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서해 NLL을 목숨으로 사수하겠다는 장병들의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면서 북한이 도발하면 그 도발 장소를 그들의 무덤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장병 정신력과 조직문화, 무기체계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전투임무 중심의 변화와 혁신의 개혁과제를 도출해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무엇보다 무기체계 분야가 획기적으로 보강되고 있다.
 
함대지·잠대지 미사일 배치
 
한국형 구축함과 214(1800t)에 각각 함대지(해성-2), 잠대지(해성-3) 미사일을 배치했다. 이들 미사일은 사거리 1에 이르는 순항미사일로, 적 종심지역까지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다. 오는 2020년대에 모두 9척이 운용될 3t급 잠수함이 건조되면 수직발사대에서 잠대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지난 201521일에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했다.
 
천안함 피격 이후 연안방어 능력 보강 차원에서 기존 1500t급 호위함과 1t급 초계함을 2300t급 차기호위함으로 교체 중이다. 지난 20131월 차기호위함 1번함인 인천함 인수에 이어 2020년까지 20여척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함정은 신형 음파탐지기(소나)와 어뢰음향대항체계(TACM)를 장착하고 해상작전 헬기를 탑재하는 등 대잠수함 작전 능력이 대폭 향상됐다. 유도탄고속함은 20096월 작전 배치된 1번함인 윤영하함(440t)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8번함인 이병철함이 건조되어 동··남해에 실전 배치됐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반도 전 해역의 수중지형을 작전 함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3차원 지형정보분석체계를 구축했다. 이 체계는 잠수함이 침투할 수 있는 예상 경로를 추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어뢰음향대항체계·조난자 무선식별장치 도입
 
호위함과 초계함 등 전투함정의 음탐기 탐지센서의 노후 부품을 전량 교체했으며 초계함급 이상의 모든 함정에 어뢰음향대항체계를 장착해 적의 어뢰 회피 능력을 강화했다.
 
이 대항체계는 고래 소리, 잠수함 소음 등 온갖 수중 소음 가운데 적 잠수함 소음을 식별해 기만기를 투하, 적의 어뢰를 교란시키는 장비이다. 해상 사고 때 조난자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조난자무선식별장치(RFID)를 전 함정에 설치했다. RFID는 탐지거리가 20에 달해 야간·저시정 항해 때 물에 빠진 승조원이 발생하면 신속히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구축함에는 폭뢰를 추가 장착해 대잠 공격 능력을 강화했으며 초계함에 대잠관(중위) 직책을 새로 편성했다. 1,2,3함대사령부 예하에 준장이 지휘하는 해상 전투단을 창설해 해상작전과 교육훈련을 함께 하는 통합 지휘체계를 갖췄다.
 
<윤광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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