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울 것 같지만 막상 계획하려 하면 쉽지 않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어딘지 2% 부족한 마음은 또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자유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이 상황을 돕기 위해 한마음으로 뭉친 이들이 있다. 그들이 직접 제작한 지역 여행 레시피를 안동에서 찾았다.

안동 Big5 투어
‘안동에 가면 뭘 보지?’
 
지난 몇 년간 볼 것 많고 먹을 것 많은 안동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온 여행자들이 선택한 안동의 볼거리 Best5를 둘러보는 가장 일반적이면서 인기 많은 투어 프로그램이다. 지역 정보 나 전문 지식이 높지 않은 젊은 층과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들을 위해 짧은 시간 동안 간결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오전 투어와 오후 투어로 구성되며 각각의 코스 구성이 달라 두 가지 코스를 하루에 모두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투어 전용 차량으로 이동하며 저렴한 가격은 덤.
 
오전 투어
시간 08:30 ~ 12:00 코스 도산서원-봉정사-제비원
 
도산서원
안동을 대표하는 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47년에 세워진 서원으로, 퇴계 선생의 품격과 학문을 연구하는 선비의 자세를 잘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의 도산서당은 퇴계 선생이 낙향한 후 지은 곳으로 선생은 이곳에 머무르면서 학문연구와 후진양성에 매진했다. 도산서원은 퇴계 선생 사후 건립돼 추증된 사당과 서원으로 영남 유학의 총본산이 된 곳이다.
 
봉정사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 직전인 672년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하며, 이후 약 여섯 차례에 걸쳐 중수를 진행했다. 봉정사의 주요 유적으로는 국보 15호 극락전과 국보 311호 대웅전을 비롯해 보물 1614호 후불벽화와 보물 1620호 목조관세음보살좌상 등이 있다. 국보 15호 극락전은 1972년 해체 및 복원 공사 중 상량문에서 고려시대 공민왕 12년인 1363년에 극락전을 중수했다는 기록이 발견되면서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물로 인정받고 있다.
 
제비원
보물 115호인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의 주변 지역을 일컫는 제비원은 성주신앙의 발상지이면서 불교문화의 중흥을 이끌었던 문화적 가치와 특색이 높은 곳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했다가 조선시대에 폐사된 연미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이 절이 국가가 설치한 숙박시설인 원으로도 사용됐다고 한다. 경상도에서 안동을 통해 경기도와 충청도로 넘어가던 사람들이 머물러가던 숙소로 사용 되었던 것. 또한 제비원은 ‘성주풀이’라는 민요를 통해 집을 관장하는 가택신인 성주의 본향으로 설정된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솔씨공원이라는 작은 공원이 있고, 인근에는 옛 절터에 새롭게 들어선 연미사가 자리하고 있다.
 
오후 투어
시간 13:00 ~ 17:00 코스 하회마을-부용대-병산서원
 
부용대
부용대는 64미터 높이의 절벽으로 이곳의 정상에 서면 하회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부용대에서 바라보는 하회마을의 모습이 마치 연꽃을 닮았다는 데서 연꽃을 뜻하는 ‘부용’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으며 하회마을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다고 해서 부용대라고 부르게 됐다. 부용대 아래에서 나룻배를 이용할 수 있다.
 
하회마을
안동을 대표하는 곳으로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세계인이 함께 찾고 있는 여행지이다. 풍산 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동성마을로 기와집과 초가집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으며 마을 전체가 문화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문화유적들이 남아있다. 낙동강물이 흐르다가 이 지역에서 큰 S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 돌면서 흐른다고 해서 ‘하회’라는 지명이 붙여졌다. 오래전부터 풍수지리가 뛰어나 사람이 살기에 매 우 좋은 곳으로 유명했으며 서애 류성룡 선생과 경암 류운룡 선생 등이 이곳 출신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상설공연으로 펼쳐지며 고택체험도 가능하다.
 
병산서원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교 건축물로 손꼽히는 병산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을 지냈던 서애 류성룡 선생과 그의 셋째 아들 류진을 배항한 사당이다. 1868년 대원군이 내린 서원 철폐령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은 47개의 서원 중 하나. 서원의 앞쪽에 위치한 만대루는 대강당 역할을 하던 곳으로 그곳에 서면 낙동강과 백사장, 병풍처럼 펼쳐진 산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또한 그리 크지 않은 규모에 정갈한 모습으로 들어선 각 건물들의 조형미가 뛰어나 안동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곳으로 사랑받고 있다. 류성룡 선생의 문집을 비롯한 각종 문헌 1000여 종, 3000여 책을 소장하고 있다.
 
환상의 야경 투어
시간 19:45 ~ 21:20 코스 낙동강 음악분수-월영교
 
안동의 대표적인 야경들을 감상하는 프로그램. 달 밝은 밤 낙동 강변을 은은하게 밝히는 월영교 야경과 안동의 명물로 자리 잡은 낙동강 음악분수를 관람할 수 있다. 여행 중 보다 알찬 저녁 시간을 보내면서 안동이 선사하는 밤의 낭만을 만끽하는 시간이다.
 
낙동강 음악분수
낙동강변 영가대교 인근에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매일 저녁 8시에 음악 분수쇼가 펼쳐진다. 자칫 지방의 볼 것 없는 분수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그 광경을 보면 어느 곳 못지않은 규모와 화려함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시작돼 약 20분간 펼쳐지는 여름밤의 판타지는 여행객도 주민들도 모두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월영교 야경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나무로 만들어진 인도교로 아름다운 이름만큼이나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품고 있다. 먼저 세상을 뜬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뽑아 한 켤레의 미투리를 지은 지어미의 애절한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 미투리 모양을 담아 이 다리를 지었다. 어둠이 낙동강에 내려앉으면 월영교는 예쁘장한 조명으로 은은하게 주위를 밝힌다. 주말에는 다리에서 분수를 뿜어내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고택 숙박 패키지

안동에 수많은 고택이 있지만 하룻밤 묵어가기에 어떤 곳이 좋을 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비교적 비싼 가격에 교통편도 많지 않아 혼자서 찾아가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안동여행자숙소협의회는 이러한 여행객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좀 더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고택들을 소개한다. 저녁 시간 안동의 자랑인 월영교 야경을 감상한 후, 별이 쏟아지는 고택에서 잊지 못할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는 조용히 고택 주변을 산책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 될 것이다. 현재는 개별 여행자들 위주로 소산마을의 안동 김씨 종택 등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코스 월영교 야경투어 후 고택 이동. 숙소 안동 김씨 종택 양소당 등.
 
<info> 소산마을 양소당
안동시 풍산읍 소산리에 위치한 양소당은 조선 성종 때 양소당 김영수(1446-1502)가 지었다고 전해진다.
건물의 구성은 사랑채, 중문간채, 안채로 구성된 ‘ㅁ’자형 몸체가 있고, 그 오른쪽에 사당이 있다. 사랑채에는 2칸의 사랑방과 2칸의 대청이 나란히 배열돼 있고, 뒤편에 역시 2칸 규모의 부속방이 있다. 안채는 2칸의 안방과 대청이 있고, 안방 앞에는 툇마루가 있으며 그 위에 벽장이 있다. 비교적 아담한 규모이지만 조용한 옛 마을에서 청아한 새소리 들으며 툇마루에 앉아 차를 한 잔 음미하다가도 불현듯 문간방에 들어앉아 글이 쓰고 싶어지는 곳이다.
 
낙동강 카누투어
안동 일대를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에서 카누 체험을 할 수 있다. 빠른 물살 위를 달리는 레프팅과는 달리 유유자적 강물과 하나 돼 자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간. 약 7km의 물길을 나무로 직접 만든 우든 카누에 몸을 싣고 2시간 정도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한복 체험 투어
한국인의 전통과 멋이 살아있는 하회마을을 돌아보며 멋스럽고 예쁜 한복을 입고 사진 촬영을 해볼 수 있는 투어로 안동의 지역적 특색을 맛보면서 보다 흥미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개성 넘치는 다양한 스타일의 한복을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주고 있다. 안동여행자숙소협의회에서 직접 한복의 액세서리 등을 제작하며 또 협의회 소속의 사진 전문가가 직접 촬영해주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인생 샷 한 장을 얻어갈 수도 있다.
 
<info>
잠만 자는 곳? NO! 안동 고타야 게스트하우스
2012년 12월 15일 안동역 근방에 문을 연 게스트하우스로 ‘고타야’는 신라시대 안동의 이름이었다. 게스트하우스 건물의 1층은 세계의 다양한 차와 커피 그리고 맥주를 즐기며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여행자카페 Let’s Go Cafe로 운영 중이며, 다양한 안동 투어프로그램을 개발해 안동을 찾은 여행객들에게 보다 저렴하고 편리한 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복투어, 고택 숙박 패키지, 카누 투어 등도 개발해 새로운 재미를 선보이고 있으며, 올가을 시즌부터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투어를 준비 중이다. 향후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고택의 활성화를 위한 고택 체험 사업을 확대할 예정. 모든 투어는 고타야 게스트하우스에서 문의 및 예약 가능하다. 경상북도 안동시 동부동 205-17.
 
자유에 믿음을 더하다, 안동여행자숙소협의회
안동 지역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들이 지역의 관광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자유여행자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5년 12월 결성, 현재는 11개 업체로 구성돼 있다. 초기에는 타 지역의 과도한 경쟁 등으로 인한 게스트하우스간 분쟁 사례 등을 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된 모임이었다.
이후 불법으로 운영하는 업체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전하고 안전한 안동의 여행문화를 정착하기 위해서 공동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협의회를 설립했다. 함께 상생하기 위해 각자의 전문 분야를 담당하면서 이를 공유해 최대의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투어 진행, 엽서 판매 등을 공동으로 진행 중이며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관수 기자>
<사진=여행매거진 GO-O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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