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정치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11일 우리나라 대통령제에 대해 '제왕적'이라고 비판하며 "이대로 가면 나라 망한다. 대통령 권력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전남 영광 원불교 영산성지 성래원에서 원불교 관계자들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선에서 이기는 정당은 '우린 세상 다 얻었다' 기고만장하고, 진 정당은 '망했다'고 대성통곡한다"며 "막상 결과는 90대 10이 아니라 51대 49로 나오는데 승자 독식으로 싹 먹어버리니 승복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5년간 절치부심하고 와신상담해서 정권을 다시 뺏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노력이 '이 정권이 망해야 기회가 온다'는 식으로 잘못돼 있다"며 "그 정권이 망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 경제를 위해 관심 두는 사업마다 반대한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 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럼 어떻게 할 것이냐, 나눠야죠"라며 "51대 49 선거 결과가 나왔다고 49를 나눠주는 건 아니고 70대 30 정도, 대통령 권력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비서실장과 막 논의하는데 우리나라는 대통령 집무실이 여기 있으면 비서실장은 십리 밖에 있다"며 "청와대 구조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대통령을 보고하려면 서류를 들고 자기 사무실 3층에서 걸어 내려와 차타고 경호원이 총 들고 지키는 문을 통과해 대통령 집무실을 올라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래서 대통령 문 앞에 가면 넥타이 고쳐 매고 거울보고 문을 연다"며 "들어가면 대통령 앉은 데까지 걸어가 한 번 절하고 그 앞에 가 또 절하고, 대통령 반대하는 말을 못한다"고 꼬집었다.

김 전 대표는 "장관 한 사람이 대통령한테 등보이면 안 된다 해서 뒷걸음질로 나오다가 카펫에 걸려 넘어진 적도 있다"며 "이건 뭐 코미디"라고 비꼬았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부터 민주적 구조로 바꿔야 한다"며 "제왕적 분위기에서 민주적 분위기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ariocap@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