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창업 시 예비창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효율적인 운영비 관리다. 큰 돈 들여 창업했지만 매달 지출되는 고정비가 만만치 않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와 식재료비다. 특히 인건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곳이 바로 주방이다. 외식업의 경우 일정한 맛을 내야하기 때문에 주방장의 요리솜씨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점주는 인건비를 많이 지불해서라도 최고의 맛을 내는 주방장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주방장의 요리솜씨는 그 가게의 간판과도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주방장이 아프거나 개인 사정으로 인해 그만두기라도 하는 날에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창업자들의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인건비 줄이기에 나섰다.
 
분식토랑형 종합분식브랜드 얌샘김밥은 주방장 없이도 운영할 수 있도록 본사 자체 물류센터에서 원팩으로 식재료를 공급해주고 있다. 주방에서 조리가 간편해진 만큼 높은 인건비를 주고 주방장을 채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본사에서 80%이상 가공한 식재료를 최상의 상태로 전 가맹점에게 공급해 누가 조리해도 맛의 차이가 없으며 요리 초보자도 쉽게 조리가 가능하다. 원팩 제품은 된장찌개, 김치찌개, 육개장, 햄야채볶음밥, 소불고기, 제육볶음 등 1인분씩 포장돼 가맹점으로 제공된다. 1차로 조리된 음식은 주방에서 그릇에 담아 끓이기만 하면 요리가 완성된다. 찌개의 경우 파나 두부를 썰어 넣어주거나 덮밥류도 야채를 썰어 넣어 손님상에 내가면 된다. 조리가 완성되기까지 5분이면 된다.
 
기존 분식업체는 재료 구입부터 손질 후 요리완성까지 전부 조리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면, 얌샘김밥의 경우 분식류는 물론 찌개류, 면류, 돈가스 등 50여 가지의 메뉴를 본사에서 조리해 바로 제공이 되기 때문에 맛과 신선도 면에서도 보장을 받을 수 있다.
 
11년 동안 대중 김밥집을 운영해 온 정혜숙 씨는 기존 사업을 접고 지난 3월 얌샘김밥을 새롭게 오픈했다. 그가 같은 분식업종에서 업종 변경을 한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기존 김밥집은 100가지가 넘는 메뉴에 재료 준비부터 요리까지 해야 해 손이 많이 가고, 업무 강도가 높아 인건비의 지출이 컸습니다. 여기에 매출도 저조해 적자를 면하기 힘들었죠. 하지만 얌샘김밥의 경우 본사에서 반가공 상태로 조리된 음식을 사용하다 보니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이 바뀌어도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 관리 또한 편해졌다. 새로운 직원이 들어왔을 때 메뉴 교육부터 조리까지 시켜야 되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몇 시간만 투자해 메뉴와 조리 방법만 익히면 된다.
 
직원들의 요리 부담 또한 적어졌다. 같은 시간 근무를 해도 업무강도가 훨씬 약해진 것이다.
 
자동화 기기 하나로 2명 몫 톡톡히
 
 
가정식포차 따복따복 닭갈비와 밥한끼, 술한잔(이하 따복따복)198(60)규모의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5명이다. 일반 음식점의 경우 66(20)규모 기준 3명의 직원이 일한다고 했을 때 따복따복은 최소한의 인력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따복따복은 1115(35)과 지하 82(25)으로 나누어 관리를 하고 있다. 매장 규모가 큰데 비해 직원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차질 없이 가능한 이유는 맞춤형 자동조리기기 덕분이다. 자동으로 조리되기 때문에 주방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직화교반기는 원육과 재료, 소스를 넣고 버튼을 누르면 먹기 좋게 조리돼 나온다. 기존 닭갈비전문점의 경우 재료가 익지 않은 상태로 고객 상에 올라가 먹을 때까지 직원이 요리를 직접 조리해주는 과정에서 인건비가 많이 들었다. 하지만 따복따복은 기본적으로 주방에서 직화교반기로 초벌을 하기 때문에 직원이 따로 관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요리가 완성되는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손님이 매장에 들어와 주문을 한 후 먹기 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따복따복 이수태평점을 운영하는 노재승 씨는 직화교반기를 활용하자 주방 직원 2명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따복따복의 경우 소스, 파우더, 반죽 등 주재료는 본사에서 1차 가공돼 제공되기 때문에 매장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요.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저녁시간을 제외하고는 혼자 주방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특허 받은 참숯내장 불판을 사용해 가스비 등 유지비 또한 줄였다. 기존 가운데만 익는 조리방법에서 벗어나 불판 중앙부에 참숯이 내장돼 있어 열이 불판 전체에 고르게 전달되는 방식이다. 불판은 완전히 조리가 된 상태로 나온 닭갈비를 약한 불에서 따뜻하게 데워주는 역할을 한다. 어느 정도 따뜻해 진후 불을 끄면 오랜 시간 온기가 지속된다. 센불에서 익혀 약한불로 계속 데워 줘야하는 기존 불판의 경우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가스를 사용하지만 따복따복의 불판의 경우 부분적으로 껏다 켰다 할 수 있어 가스비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복잡한 동선 없애고 메뉴 간편화
 
 
카레 전문 레스토랑 코코이찌방야는 지난 2008년 론칭 때부터 차곡차곡 모아 온 자료를 바탕으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코코이찌방야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국내 식품 산업을 이끌어 온 농심이다. 농심이 오랜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듯이, 코코이찌방야 역시 작은 사례 하나 놓치지 않고 모든 매장에서 보다 더 효율적이고 적은 인건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코코이찌방야는 본사의 운영 매뉴얼을 토대로 실제 운영 중인 건대스타시티점에 반영해 인건비를 줄였다. 주방의 경우 기존 움직임이 많아 시간 소요가 길었던 동선을 혼자서도 손쉽게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존 주방은 카레소스를 끓이는 곳과 튀김기 볶음요리를 할 수 있는 곳 등 움직임이 많고, 복잡해 직원이 많이 필요했다. 메뉴의 개선을 통하여 주방의 동선을 최소화시키자 주방에서 근무하는 인원이 피크 시 4명에서 2~3명으로 줄었다. 손님이 줄어드는 Idle-Time에는 1명이 주방을 관리하고 있고, 그 외 인원은 다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또한 주문이 빨리 나올 수 있게 메뉴판을 간소화 시켰다. 고객이 자주 찾지 않는 20여가지의 메뉴는 과감히 삭제시킨 것. 토핑과 밥 양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코코이찌방야만의 특징이지만 손님이 많이 방문하는 점심이나 저녁시간에는 빠르게 선택할 수 있게 퀵 메뉴를 만들어 처음 방문하는 고객도 손쉽게 주문할 수 있게 했다.
 
건대스타시티점의 경우 인건비 절감을 위한 첫 시범 매장으로 첫 번째 시행했을 때 인건비 비중이 3%정도 절감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최소한의 동선을 사용해 빠르게 주문을 받고, 스피드한 서비스를 진행한 결과 테이블 회전율이 빨라져 최종적으로 매출상승에 도움을 준 것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