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검사시절 경험했던 인상 깊은 사건이 있다. 여자와 남자(우체국 직원)는 각자의 친구들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만나 눈이 맞았다. 둘은 그 날 저녁 바로 강릉에 있는 모텔로 직행했고 여자는 다음날 집에 들어갔다.

그 날 여자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여자의 부모는 다 큰 딸이 외박했다고 여자를 심하게 다그친 것이다. 상황이 그렇게 펼쳐지자 여자는 부모의 추궁을 모면하고자 강간을 당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결국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남자를 강간죄로 고소까지 하게 되는 상황까지 치닫는다.

그런데 모텔에서 당했다고 하면 안 믿어줄 것 같으니 남한강 모래사장에서 강간당했다고 허위고소를 했고, 남자는 화간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구속 재판을 받아 6개월 동안 구치소에 수감됐다.

재판 결과 남자는 무죄를 받았는데 결정적 단서는 남자가 강릉에 있는 모텔에 숙박할 때 작성한 숙박계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 후 남자는 여자를 상대로 무고죄로 고소하게 되고 필자가 그 사건의 수사를 담당하게 되었다.

필자의 조사 결과 여자의 고소 내용은 전부 거짓임이 드러났다. 여자는 남자의 차에 동승해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강릉에 있는 모텔에 갔는데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모텔에 투숙할 때 충분히 구호 요청을 할 수도 있었는데 전혀 구호요청을 한 바가 없었다.

더욱이 모텔 방 안에서의 상황에 대한 여자의 진술은 가관이었다. 여자의 말에 의하면 모텔에 들어가자마자 남자가 욕탕에 들어가 30분 정도 샤워를 했다고 했다. 필자는 여자에게 “그럼 그 사이에 왜 도망가지 않았냐?”고 질문을 했고 여자는 “너무 무서워서 방구석에 앉아 30분 동안 떨고 있었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필자는 여자의 허위 고소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우체국 직원을 위해 여자를 구속하려고 했지만 여자는 이미 그 사이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서 만삭의 몸이 되어 있었기에 하는 수 없이 무고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성범죄 사건 중 상당수가 상호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해놓고도, 돈을 목적으로 혹은 자신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예컨대 유부녀가 간통해놓고 남편이 다그칠 경우 강간당했다고 거짓말하곤 함) 허위 고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럴 때 남자들은 당황해 갈팡질팡하다가 덫에 걸릴 수 있으니 문제가 발생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검사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예스폼 법률서식 감수변호사
▲ 분당경찰서 경우회 자문변호사
▲ TV로펌 법대법 출연 (부동산법 자문)
▲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現) 법무법인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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