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지지도가 의석수로 연결될까?’총선정국이 다가오면서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결과를 분석하면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비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대표적인 여론조사기관 전문가들은 전국단위 정당지지도와 4·15 총선의 의석수를 연결짓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선거는 지역 프리미엄보다는 후보의 경력이나 면면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말하는 4·15총선 전망을 담았다.

“지역 프리미엄 약해질 것”

현재 정당지지도는 열린우리당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를 총선 의석수로 연결짓기엔 무리가 있다. 정당별 지지도는 열린우리당이 우위에 있지만, 지역구별로 들어가면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총선에서도 선거직전까지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비해 5%이상 정당지지도에서는 뒤졌지만, 실제 득표율은 그 반대로 나왔다.지역별로 볼 때 수도권은 열린우리당이 타당에 비해 우위에 있다. 한나라당은 당내갈등, 대선자금 관련 문제의 영향을 받고 있어 지지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경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지지 유권자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TK의 경우 한나라당의 철옹성으로까지 표현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 실망은 했지만, 그렇다고 타당으로 돌아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단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PK 쪽은 사정이 다르다. 정당지지도에서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백중세다. 열린우리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 꽤 있다. 이 지역은 3김 시대이후 정당에 대한 프리미엄이 상당히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관건은 한나라당을 지지했다가 이탈했던 사람들, 특히 중장년층의 선택에 달렸다.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호남권의 경우 전북, 전남, 광주권이 지역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다르다. 특히 한화갑 의원 사건 이후 전남 쪽에서 민주당에 대한 애착이 다시 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광주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호각지세다. 결국 이곳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의 경우 원내진출은 확실해 보인다. 과거 총선에서도 당선이 유력했던 후보군이 있었지만, 지역주의와 사표방지 심리로 인해 낙선했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도 열린우리당 지지층과 겹칠 것으로 보이지만, 정당명부제의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노당의 지지도가 꾸준히 5%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우리당과 한나라 당의 양강구조”

이번 총선의 경우 상당히 가변적인 요소가 많다. 현재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우리당이 정당 지지도에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실제 투표에선 각 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의 움직임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론조사추이로 보면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강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전통적 지지층이 상당히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혁성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우리당이 앞서기 때문에 생긴 변화인 것 같다. 지역별로는 부산 경남이 변수다. 현재 우리당이 정당지지도에서 한나라당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개별 지역구 단위로 보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한나라당의 전통지지층의 실망과 불신이 무당파 층을 양산했다.

한나라당의 변화된 모습에 따라 예전의 상황으로 되돌아 갈 가능성도 다분히 있다. 그러나 우리당의 선전 내지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도 상당수 있다. 실제 통영의 경우 열린 우리당 후보가 돋보인다. 과거에 비해 지역주의가 약해진데다 좀더 개혁적이고 지역을 위해서 뛰는 인물이 등장할 경우 열린 우리당이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호남권의 경우 우리당과 민주당이 경합중인데, 대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의 여론 추이가 다소 엇갈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젊은층과 화이트칼라 층이 많은 광주지역에서는 우리당이 앞서고 농촌지역에서는 민주당이 앞선다. 그러나 한쪽으로 표 쏠림 현상이 일어날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중 간평가가 변수”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정당별 지지도가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통상 여당의 지지도는 쉽게 드러나지만 야당에 대한 지지도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결과가 다를 수 있다. 일단 우리당이 지지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국민들의 정치개혁 열망을 꼽을 수 있다. 이번 총선 판도의 관건은 의석수가 가장 많은 수도권지역이다. 현재는 우리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 우리당, 민주당, 한나라당 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 많다. 관심지역인 부산·경남지역은 우리당이 한나라당을 다소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당의 정당지지도는 높지만 지역구별 후보지지도를 분석했을 때는 다른 결과들이 곳곳에서 도출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호남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우리당의 지지도가 높지만 개별지역구에서는 민주당 후보의 지지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이번 총선에서의 변수는 현 정부의 중간평가가 될 수 있다. 총선은 항상 현정권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다. 이점은 아직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반드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의 지지도는 높지만,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낮게 나오는 현상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또 한나라당의 간판이 누구냐에 따라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본다면 어떤 인물이 나와 정치개혁 의지를 어떻게 담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물중심의 선거 된다”

다른 선거에 비해 인물구도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의 전체 상황은 우리당이 유리한 형국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이를 만회하려고 하고 있지만, 계속 악수를 두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병렬 대표 이후 체제가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상품성이 있는 대표가 앞에서 총선을 이끈다면 바람을 탈 수도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뚜렷하게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정당지지도가 총선 의석수와 정비례한다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의석수에 있어서는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의 경우 다자간의 구도로 후보자의 이미지와 경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적으로 우리당은 수도권, 충청권과 전북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북은 정동영 의장의 효과를 상당히 보고 있는 것 같다. 가장 많은 의석수가 있는 수도권도의 경우 예전에 비해 인물의 경력과 성향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 중 TK 지역은 한나라당이 여전히 강세다. 하지만, PK 지역은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백중세를 이루고 있다. 부산의 경우 안상영 시장의 자살 변수가 우리당의 지지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경남의 경우 김혁규 도지사와 정해주 총장의 입당이 상승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예전처럼 한나라당의 독식은 힘들 것 같다. 반면 전남과 광주의 유권자들은 여전히 민주당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우리당에 대한 ‘배신론’이 작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호남권은 여전히 우리당과 민주당을 놓고 갈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현재 3∼4개월째 정당지지도가 최소 5%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 동안 몇 차례 원내진출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능성이 크다. 지역구에서도 몇 군데에서 가능성이 보인다. 특히 정당명부제는 민노당의 원내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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