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몰카 파문’ 속에 안종택(49) 수영 국가대표팀 감독이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선수들 합숙 훈련도 중단돼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차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진천선수촌에 설치된 몰래카메라가 없는지 탐색중이다.)

대한수영연맹관리위원회는 “지난 30일 오후 안 감독이 사직서를 제출해 31일자로 수리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전 수영 국가대표 선수 A씨가 진천선수촌 수영장 여성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몰카)를 설치해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2008년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해 2012년부터 감독직을 맡아온 안 감독은 관리 소홀에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안 감독은 지난 31일 “선수단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이런 문제가 생겼으니 책임을 져야한다”며 “감독으로서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 대표팀 코치진이 선수들로부터 사실을 전해 듣고도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 감독은 “지난 28일 선수촌에서 다시 모인 후 코치들에게 재차 확인했다. 코치들은 자신이 맡고 있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숨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코치들도 전혀 몰랐다고 하더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끝나고 나서야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코치 뿐 아니라 다른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확인했지만 다들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안 감독은 “빨리 사실이 밝혀져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수영인들 모두가 상처를 많이 받았다. 국가대표 감독직을 내려놨지만 수영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사하는데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감독이 사직하면서 경영대표팀은 당분간 진전선수촌 합숙훈련을 하지 않기로 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마치고 잠시 휴식기를 가진 대표팀은 지난 28일 입촌해 훈련을 재개했다.

하지만 오는 10월 개최되는 전국체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개인훈련과 부상 등을 이유로 불참한데다 몰카 사건까지 터져 참가 인원이 더 줄었다.

안 감독도 사임하면서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진전선수촌에 남아 훈련하던 선수 2명은 이날 오전까지 훈련하고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수영연맹은 새로운 연맹 집행부가 구성되면 국가대표 지도자를 공개채용하고 대표팀을 새로 꾸려 훈련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훈련은 빨라야 11월에나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수영연맹 관계자는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야하고, 10월에 전국체전도 있어 11월이 돼야 훈련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해 새로운 기준으로 대표 선수를 선발해 훈련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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