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51세에 접어든 성북동의 강성숙 씨는 손이 저려 밤잠을 이루기 힘들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이라고 돌리기엔 저린 정도가 계속 심해져 붓기까지 동반하니 생활하는 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환절기가 되면 이처럼 손발이 저리는 증세가 심해지는 환자가 늘어난다. 이는 대부분 말초혈관이 수축되면서 피가 통하지 않게 돼 생기지만 그 원인이 다양해  장기간 방치할 경우 증상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때문에 질환에 다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손저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수는 가을과 겨울에 집중적으로 증가한다. 이러한 증상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손목의 반복된 사용이다. 손으로 가는 신경인 정중신경이 손목의 인대에 눌려 생기는 손목터널증후군이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증상이다.

초기에는 손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에서 시작하는데 일반적으로 엄지와 검지, 중지와 약지 절반에 걸쳐서 나타난다. 문제는 통증에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이 힘들어 질 정도로 물건을 잡거나 주먹을 쥐기조차 힘들어질수 있다는 점이다. 주로 가사노동을 많이 하는 주부에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장시간 모니터 앞에서 근무·학업해야 하는 직장인·학생에 이르기까지 환자군이 비교적 넓게 분포돼 있다.

이러한 수근관 증후군 치료는 손목에 부목을 대고 신경이 눌린 부위에 강력한 소염제 주사를 처방하면서 호전된 정도를 살핀다. 하지만 재발이 잦은 경우는 수근관 인대를 잘라서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말초신경병증에 하나인 목 디스크가 생기면 목이 아픈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다름 아닌 앞서 언급한 손저림 현상이다. 이는 목에서 팔로 내려오는 신경이 디스크에 눌려 팔과 손이 저리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목에 통증이 전혀 없고 손저림 증세가 나타난다고 해서 섣부르게 손목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물론 대부분 목디스크 환자의 초기 증상은 목에 통증과 함께 뻣뻣해지고 팔이 저린 현상이 동반되기는 하지만 손저림 현상을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과거 교통사고로 인해 목이나 어깨 부분에 충격을 당한 일이 있거나 그 부위에 지속적인 힘이 가해져 신경이 눌린 경우에 당시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난 후 손이 저릴 수 있다.

통증이 심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은 운동요법이나 물리치료 만으로도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도 차도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중년 이후에 생기는 손저림은 당뇨병이나 신장병 환자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양쪽 손이나 발의 끝 부분 혹은 손발 모두에 비교적 대칭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다발성 말초신경병증에 의한 것으로 본다. 이는 당뇨 환자의 과반수 이상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증상으로 타는 듯한 느낌과 동시에  경련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도 말초혈관이 막혀서 손이나 발이 저릴 수 있다. 또 드물게 뇌졸중이나 심장병의 전조현상으로도 나타나는데 뇌졸중 환자는 입술주위가 저리거나 언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원인을 찾아 빠르게 치료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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