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나가는 명절 지출 이제는 수입과 지출 관리로 해결

실제 재무설계 사례를 살펴보면, A씨는 꼼꼼한 성격의 30대 미혼 여성 직장인이다. A씨는 자료수집 단계에서도 엑셀을 이용한 체계적인 가계부를 준비해왔으며, 본인의 재무상태도 잘 기록해두고 있었다. 그러나 A씨의 고민은 지출관리를 철저하게 하는데도 계속해서 돈이 모이지 않는 것이었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A씨는 본인의 실제 수입보다 더 적게 책정했으며 월 생활비 중 변동지출을 제외하고 관리를 했던 것이 문제였다.

자신의 재무관리에서 지출관리보다 앞서 해야 할 것이 수입관리이다. A씨의 경우는 상여금 등의 지출로 매월 수입의 편차가 다소 크게 나타났다. 월급이 적은 달에 맞춰 저축을 하니 총 저축액은 다소 적었으며, 월급이 많은 달에는 예산보다 과소비를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평균수입을 책정해주었다. 매월 급여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이 다르더라도 지난 1년간의 급여명세서와 원천징수영수증을 토대로 수입을 고정하는 것이 좋다. 평균수입으로 관리했을 때의 장점은 누수지출을 막을 수 있음은 물론 저축액을 증가시킬 수 있다.

지출관리 부분에서 지출은 세부적인 내역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매월 고정적인 생활비는 비교적 쉽게 통제할 수 있으나 놓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변동 지출’이다. 변동지출에는 피복비, 가사용품비, 보건의료비 그리고 연 1회성(경조사, 명절, 휴가 등) 등으로 나뉜다. 보통 변동 지출은 1년 사용액으로 측정하여 월 환산하여 관리해야 한다.

A씨의 경우 변동지출이 82만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 금액이 누수지출의 주범인 셈이다.

변동지출은 월마다 82만 원 보다 실제 적거나 많이 쓰는 달이 있겠지만 이를 평균화 하여 관리해야 한다. 예산책정 여부에 따라 매월 체감하는 내 월급 주머니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과 같이, A씨는 본인의 상담 전 세후 소득을 260만 원으로 책정하였으나 실제 평균소득은 347만 원으로 더 높았다. 지출의 경우 예산을 97만7000원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변동지출을 반영하여 178만8000원으로 새롭게 예산을 편성했다. 이러한 조정으로 A씨는 최대 지출 178만8000원을 다 쓰더라도 기존의 저축액보다 10% 증가한 금액을 저축할 수 있다. 이처럼, 수지관리는 재테크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다. 수지관리 효과를 예를 들면, (관리 전) 월 100만 원씩 12% 적금에 1년 동안 저축했을 때 만기에 세후 1264만 원을 모을 수 있다. 그러나 (관리 후) 늘어난 가용자금 10만 원을 추가해 월 110만 원씩 2% 적금에 가입하면 세후 1332만 원이 모이게 된다. 화려한 기술의 재테크를 한 것도 아닌데 수익률 10%보다 높은 금액을 받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높아진 나의 평균 수입과 지출이 과연 내 현금흐름에 이상이 없을지 의문이 들 것이다.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3층 안전장치를 반드시 갖출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안전장치는 바로 가계부이다. 가계부는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지만 꾸준히 유지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러나 가계부는 자신이 쓴 내역들을 옮겨 적기만 하면 귀찮은 작업밖에 되지 않는다. 가계부는 이번 달 지출 내역을 통해 다음 달 예산을 책정하는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 또한, 매월 1일부터 쓰는 것이 아니라 월급날부터 작성하는 것이 올바르다. 항목을 나눌 때에도 그림과 같이 소비성 지출을 월 지출과 변동지출로 나누고, 세부내용을 적고 예산을 각각 편성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정산은 5일단위로 하면 용이하다. 예를 들어, 식비를 30만 원으로 책정했다면 5일 단위 정산을 통해 잔액을 초과 사용하지 않도록 연습해야 한다. 이러한 연습이 반복된다면 당신의 가계부는 보다 현실성 있는 예산금액으로 변화될 것이다.

하지만, 예산만 잘 설정한다고 해서 지출관리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실행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번째 안전장치인 통장분리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통장분리를 할 때, 개수는 본인의 성향에 따라 하면 된다. 지출관리가 잘 안 되는 사람이라면 더 잘게 쪼개는 것이고 어느 정도 훈련이 된 사람이라면 단순하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통장분리는 먼저 급여통장에 급여가 들어왔을 때부터 생각하면 된다. 급여가 들어오게 되면 각종 공과금, 보험료, 저축 등의 자동이체들이 빠져나간다. 이들을 한 통장에 관리하면 용이하다. 또한, 자동이체일도 급여일에 맞춰 놓으면 편리하다. 간혹 잊고 있었던 자동이체로 현금흐름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비성통장의 경우 가계부에서 나누었던 것처럼 월 지출과 변동지출로 쪼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월 지출은 생활비통장으로 인지하고 주거래 통장의 체크카드로 사용해야 한다. 변동 지출은 매월 고정적인 것이 아니니 다른 통장에 담아 관리해야 한다.
 
이 때 부족하거나 남으면 바로 세 번째 안전장치인 저수지 통장을 이용하면 된다.

농사를 지을 때 가뭄이 들면 저수지를 활용하여 수위를 조절하듯,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장치가 필요하다. 높아진 평균수입과 늘어난 지출을 안전하게 유지시켜주기 위해 저수지통장(예비비)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예비비는 월 혹은 연 단위로 책정하여 적립하거나 거치해두고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예비비 통장은 하루만 이체해 놓아도 이자가 붙으면서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CMA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3층 안전장치를 잘 활용하면 저축을 지킬 수 있고 계획에 없는 지출이 늘어도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

올 추석, 월 생활비나 신용카드로 사용하기보다는 건강한 지출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 매년 발생하는 추석비용 등은 ‘변동지출’로 관리해야 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현금흐름을 구축할 수 있다. 올바른 수입과 지출관리는 지속적으로 당신의 재무적 안녕을 책임져줄 것이다.

자료-정의성 포도재무설계(주) 재무설계사 <esjeong@podofp.com>

정리-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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