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기후마케팅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즘 상대적으로 날씨 영향에서 벗어난 곳 중 하나가 특수 상권이다. 특수상권은 백화점 대형마트 같은 복합몰, 휴게소 지하철 공항 기차역 고속버스터미널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 교통기관을 끼고 있는 곳, 관공서 병원 학교처럼 대량 인구유발 시설물 등으로 분류된다. 특수상권도 이처럼 유형에 따라서 영업 환경이나 적합한 업종이 다르지만 로드샵에 비해서 안정적으로 고객이 보장돼 있어 영업에 대한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점, 기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특수상권은 입찰을 통해 입점하는 경우가 많아 로드샵에 비해서 권리금 부담이 적다. 같은 브랜드 동일 업종이라도 상대적으로 투자비가 적게 드는 셈이다. 이에 최근 지방 도시의 고속버스 터미널이 새로운 상권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소도시 고속버스터미널은 대체로 구도심에 위치해 있어 그동안 낙후된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자체들마다 터미널을 현대적으로 리뉴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리뉴얼 되면서 유명 브랜드 프랜차이즈 점포 등이 입점하면서 단순히 대기하는 공간 기능에서 먹고 즐기고 쇼핑하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악세서리 분야 1위 브랜드인 못된고양이의 경우 현재 전국 총 130여 개 매장 중 남부터미널점, 성남야탑터미널점, 강남반포터미널점, 전주터미널점, 광주터미널점, 원주터미널점 등 9개의 매장을 터미널 상권에서 운영 중이다.

리뉴얼된 고속버스 터미널에 입점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이유로는 버스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에게 어필하는 상품 군이 저렴한 가격대로 구성되어 있어, 미처 챙기지 못한 여행물품을 4000원에서 8000원 사이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고속터미널에 입점해 있는 매장들의 경우 못된고양이 일반 로드숍의 주력 판매품목과 차이를 보인다.

가령 일반 로드 매장의 경우 패션 쥬얼리 제품군이 전체 매출의 45%를 생활 잡화가 55%를 차지한다면, 터미널 내 입점한 매장의 경우 주로 여행에 필요한 나들이용 제품군들, 예를 들어 핸드폰 보조 배터리, 이어폰, 리모컨 삼각대와 셀카봉 등 핸드폰 주변 용품들과 휴대용선풍기, 수면 안대, 목배개 등 여행용 잡화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실례로 못된고양이 전주터미널을 운영중인 이주엽씨(24세,남)의 경우 하루 평균 100만 원선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재 이 씨의 매장엔 전주터미널을 통해 전주로 들어오는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과 전주시민들 그리고 최근엔 중국, 태국, 일본 등 외국인 고객들의 구매율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오픈 시간인 오전 8시부터 문을 닫는 저녁 9시까지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하기 위해 고속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꾸준히 내방하고 있다는 이 씨 점포의 인기 상품 역시 셀카봉과 핸즈프리 이어폰, 리모컨 삼각대, 선글라스와 모자 등 나들이용 제품들이 주로 판매되고 있다.

내방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매장의 평균 객 단가는 7~8000원 선으로, 5000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3000원 선의 원석팔지를 무료 제공하거나, 미니선풍기, 여름덧신 등 여름철 시즌을 겨냥한 신상품의 경우 30%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일본식 덮밥이 주력 메뉴인 ‘오니기리와이규동’도 특수상권을 통해 성장한 브랜드다. 유동인구가 많은 대신 체류시간이 짧은 공항, 역사, 휴게소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가격도 부담 없이 책정한 게 비결이다.

제주국제공항에 위치한 제주공항점은 규모가 158㎡(약 48평) 정도이지만 매장을 찾는 고객은 평일엔 하루 1000명, 주말이나 연휴에는 1500명을 웃돈다. 삼각김밥, 덮밥, 우동이 효자상품이다. 최근 제주도를 주기적으로 찾는 관광객과 회사원이 늘면서 고객 40%가 1주일에 3번 이상 방문하는 등 단골 고객도 상당수다. 김성은 점주는 “양질의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주문 후 3분 이내 내놓는 것이 비결”이라며, “공항, 항공사와 식권 계약도 체결해 한 달에 2억5000만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근처 복합쇼핑몰 ‘디큐브시티’ 5층에 있는 수제햄·부대찌개전문점 ‘박가부대찌개’는 같은 규모의 로드숍보다 훨씬 매출이 많이 나온다. 매장 크기는 약 53평으로 하루 평균 매출은 310만 원 정도다. 점포를 찾는 손님들은 하루 300여 명 수준이다. 음식점마다 손님이 줄어 난리지만 이 점포의 매출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복합쇼핑몰 안에 자리 잡은 특수상권이기 때문이다.

쇼핑과 외식, 문화 활동을 동시에 즐기는 ‘몰링’ 문화의 확산으로 복합쇼핑몰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다양한 업종이 대형 몰에 입점, 영업을 펼치고 있다.
 
세계 1위의 카레 전문 레스토랑 브랜드 ‘코코이찌방야’는 2011년 김포공항과 연결되어 있는 롯데몰 이용자를 타깃으로 코코이찌방야 김포공항롯데몰점을 오픈, 현재 월 평균 1억5000만 원선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포공항 롯데 몰에서 유일한 카레전문점으로 해외에서 검증된 외식브랜드라는 이미지와 ‘일본가정식 카레’라는 차별화된 메뉴구성, 50평 규모의 깔끔한 매장 분위기로 몰을 이용하는 고객 뿐 아니라 국내외 여행객들의 명소로도 자리매김해 하루 평균 평일 450명, 주말 800명의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 하고 있다.

노재훈 코코이찌방야 점장은 “공항이용객들이 주 고객인 매장 특성 상 전 메뉴 주문 시 5분 안에 제공, 고객의 시간 절약을 위해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쇼핑몰 입점매장으로서 가장 큰 강점으론 성수기, 비성수기가 없이 꾸준하게 안정적인 매출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링마사지카페 ‘퍼스트클래스’는 대형 마트나 쇼핑몰 상권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가산현대아울렛점, 잠실롯데월드점, 김포공항 롯데점, 롯데마트 서울역사점 등 쇼핑몰 상권에 입점, 쇼핑이나 영화관람 차 해당 몰(Mall)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커피를 마시며 잠시 피곤을 씻을 수 있는 힐링공간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카페 내부를 비행기 1등석으로 꾸몄으며, 마사지 이용 고객에게는 기내식처럼 커피와 다양한 티 음료가 벨기에 와플과 함께 제공된다. 15분 마사지 서비스와 함께 커피와 와플이 함께 제공되는 6000원 상품이 가장 인기.

실례로 퍼스트클래스 가산현대 아울렛점은 7층 푸드코트와 롯데시네마(영화관) 연장선에 위치해 있어 쇼핑객, 영화관람객을 타깃으로 하루 평균 1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퍼스트클래스 잠실롯데월드몰점의 경우 영화를 기다리는 동안, 쇼핑에 지친 다리를 풀어주기 위해 방문하는 내방객수가 하루 최대 140명에 이른다.
 
퍼스트클래스 윤찬준 대표는 “쇼핑을 즐기는 다수의 여성에게 어필하면서 일반 로드숍 매출보다 30~50%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현재 주 고객층은 20대~30대 남여커플로 입점한 몰 성격에 따라서 30~50대 고객들의 이용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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