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원투펀치 더스틴 니퍼트(35)와 마이클 보우덴(30)이 한 시즌에만 '35승'이나 합작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후 인터뷰에서 잠시 과거를 회상하다 끝내 눈물을 보이며 늦은 시간에도 자신을 환호한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뉴시스

니퍼트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9피안타 2볼넷 2실점 호투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니퍼트는 팬 인터뷰에 응하다 눈물을 보였다. 이를 본 두산 팬들은 탄성을 자아내며 니퍼트를 응원했다.

니퍼트는 "제가 자란 곳이 미국의 크지 않은 작은 시골입니다. 어릴 때 MLB에서 뛰면서 야구 선수로 성공하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A bunch of people told me that I couldn't do this) 많은 사람들이 저는 안될 거라 말했습니다”라고 말하던 중 복받친 눈물을 상의로 훔쳤다. 이를 본 많은 팬들은 응원의 함성을 지르며 그를 응원하며 훈훈한 장면이 펼쳐지기도 했다.

감정을 추스린 그는 “(Thank you. I really appreciate it. I'm gonna retire a doosan bears) 정말 감사합니다. 꼭 두산 베어스에서 은퇴하겠습니다”라며 자신을 믿어준 두산에 감사를 표했다. 덧붙여 "꿈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말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꿈을 펼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최고령, 최소경기 20승 기록에 대해서는 "경기 끝나고 들어서 알았다. 나도 그렇고 팀 동료들이 모두 열심히 했기 때문에 이런 기록이 가능했다" 팀에 공을 돌리는 면모를 보였다.

이날 니퍼트는 시즌 20승째(3패)를 수확했다. 최소경기(25경기), 최고령(35세 4개월 7일) 20승 투수로 KBO리그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17번째, 두산 선수로는 3번째로 20승을 올린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선발승으로만 20승을 달성한 선수는 니퍼트를 포함해 8명밖에 없다.

니퍼트의 20승과 보우덴의 15승(7패)을 더하면 무려 '35승'이다.

이는 KBO 리그 통산 외국인선수 최다승 신기록이다. 종전 2007년 두산의 원투펀치 다니엘 리오스(22승)와 맷 랜들(12승)이 합작한 34승이 최다승 기록이었다. 니퍼트와 보우덴이 9년 전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외국인 투수 2명이 15승 이상의 성적을 올린 것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사건이었다.

올해 이들은 서로의 피칭을 보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시즌 후반에도 여전한 구위를 자랑하면서 정규리그 1위를 달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