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기한을 6개월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19일 필리핀 언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밤 자신의 고향인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수십만 명이 마약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모든 것을 깨끗이 정리하는 데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하기 전까진 마약 문제가 이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다. 약 70만 명이 마약 업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줄 누가 알았겠는가”라며 “더 큰 문제는 정부 내에서, 특히 선출직 가운데 그들의 협력자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매매 연루 의혹이 있는 주지사와 시장, 의원, 경찰관 등 공직자 1000여 명의 명단을 필리핀군에 전달하며 마약 소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지시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6개월 안에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마약을 비롯해 대대적인 범죄 소탕 작전을 벌였다.

지난 6월 30일 두테르테 취임 이후 9월 중순까지 3213명의 마약 용의자가 사살됐고, 약 70만 명의 마약사범이 경찰에 자수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 유엔 인권기구 등은 초법적인 마약 용의자 사살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는 “필리핀 국내 문제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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