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65만개 시대.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 명으로 환산하면, 약 80명당 1개의 음식점이 존재한다. 이웃나라 일본이 약 170명당 1개라 하니 단위적으로 보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이는 외식업의 진입장벽이 다른 자영업에 비해 낮은 편이며, 특정한 기술없이 적은 자본으로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회적인 고용창출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탓으로 조기은퇴나 실직, 청년 실업 등 자연스런 자영업으로의 유입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추석명절 후 지인들 만나기  위해 5년 전 근무했던 서울 강남의 OO오피스타운을 방문한 A씨. 과거 생각에 자주 다니던 식당을 5군데 둘러 보았는데, 그 중 4곳이 업종이나 간판이 달라져 있었다. 집중 오피스타운으로 지역매출이 꽤나 높음에도 이렇게 잦은 업종변경이 이루어지는 것을 무엇 때문일까?


통계청이 몇 년전 발표한 “기업생명행정 통계”에 따르면 외식업 개인창업의 경우 5년 생존율이 28.3%로, 바꾸어 말하면 10곳 중 7곳은 5년 이내 폐업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Q.C.S’ 경영 원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수치적인 경영의 원칙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번호에는 외식사업 경영의 “Golden-Rule’을 언급한다. 쉽게 표현하면 장사는 남아야 유지할 수 있는 것인데, 과연 내가 남기고 있는지, 제대로 계수화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외식사업의 매출대비 원가요소는 재료비, 인건비, 판매관리비, 임대료 등으로 구성된다. 이것들을 제하고 남는 돈이 바로 나의 이익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 많은 외식사업의 형태에서 원가요소와 이익에 대해 어떠한 기준을 가져야 하는지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된다. 그 기준점을 알고, 내 사업에 대비한다면 어떠한 부분을 줄이거나 절약해서 이익을 만드는지 알게 될 것이다.

어떠한 아이템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약간의 차이점은 있을 수 있으나, 월 매출에서 25%의 이익을 기준점으로 삼는다면 나머지 항목에 대한 비율은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본인이나 가족이 운영하는 경우,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고 점포를 보유하고 있거나 저렴한 점포를 구할 수 있다면 그만큼 이익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강남 OO오피스타운 식당들의 경우도 어느 정도 매출은 보전됐으나 매출 대비 높은 임대료로 인해 이익이 감소되어 5년 이내 업종전환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말해 장사를 해도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창업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어떻게 이를 알아볼 수 있을까?
두 가지를 추천한다.

첫째는, 정확한 상권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만일 내가 운영하고 싶은 외식업 아이템이 결정되었고 창업 희망지역이 선정되면 그 지역을 기준으로 동일업종의 분포 및 월평균 매출, 임대료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전문 창업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소상공인진흥원이나 유사 단체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의 ‘상권분석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기초적인 정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둘째는, 재료비에 대한 정보 파악이다. 원가요소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항목인 만큼 매우 중요한 사항일 수밖에 없다. 재료비가 낮다면 제품의 품질에 이상이 있을 수 있고, 너무 높다면 아무리 많이 팔아도 남기기가 힘들다.

만일 프랜차이즈 창업을 염두에 둔다면, 가맹본부로부터 정확한 재료비 원가정보를 요청할 수 있으며, 개인창업의 경우 동일 아이템을 운영하는 점주로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다. 분명히 필자가 밝혔듯이 월매출(판매가격으로 봐도 됨) 대비 40%를 초과하는 비율이라면 인건비나 임대료 절감이 가능한지를 봐야한다.

또한 재료비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원가가 아님을 주목해야 한다. 식자재는 원자재와 부자재로 나뉘는데, 가령 치킨의 경우 원자재는 닭이지만, 그 외에 기름, 파우더, 소스, 야채 등이 부자재가 된다. 여기에 포장의 경우 그 비용도 재료비에 포함, 포괄적으로 봐야 하는 것이다.

장사는 반드시 남겨야 한다. 어쩔 수 없는 명제다.
그렇다면 계수적으로 접근해 보자. 지금 뜨는 아이템이나, 부동산으로부터 정말 좋은 점포를 소개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그러한 것들이 아무리 많이 팔아도 사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좀 더 냉정해져야 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